정래수(편집국 부장 / 내포지역 담당)

▲ 정래수(편집국 부장 / 내포지역 담당)

22일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충남도 국정감사는 당초 예상과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 ‘김빠진 국감’ 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만이 충남도의 2년 연속 청렴도 꼴찌와 내포신도시 불균형 발전 문제로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김용필 도의원에 대해 안희정 지사가 전혀 관심이 없다며 몰아붙였을 뿐 김빠진 분위기가 역력했다.
국감을 앞두고 안행위 의원들은 공무원 징계현황 등 충남도 행정 전반에 대한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요구해 도 집행부가 긴장했지만 막상 국감당일은 ‘밋밋함’ 그 자체였다.
통상 국감은 의원들이 피감기관이 내 놓은 자료를 분석, 지적하고 이에 대해 해명하는 등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일반적이지만, 이날 국감장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안희정 지사의 치적을 칭찬하며 박수를 치는 등 감사보다는 격려방문에 가까웠다.
행여나 소관업무에 대한 치열한 질의, 공방이 오갈까 염려하며 국감장 주변을 지키고 섰던 충남도 공무원들도 관련 질문이 단 한번도 나오지 않자 김빠진 국감에 허탈해 할 정도였다.
의원들의 질의나 언론배포용 보도자료는 중복된 자료가 대부분이었고, 이미 지역 언론에서 다룬 내용을 그대로 재확인하는 수준의 자료도 적지 않았다.
도내 내진설계 현황과 인재사고 수치 등 기본적인 재난안전통계에 의존한 질의가 대표적이다. 또 국감 때마다 되풀이되는 자리 이탈과 졸음, 딴청 등 의원들의 불성실한 국감태도도 여지없이 노출됐다.
국감시간도 올해는 오전 10시부터 12시30까지 단 2시간 30분이 전부였다. 통상 국감 전후로 의원들이 배포하는 국감자료는 단 5명만 냈고, 분량도 예년에 비해 빈약했다.
국감 현장에서도 현안에 대한 고성이나 공방은 오가지 않았고, 그야말로 밋밋한 국감이었다. 국감장 주변에 상황대기를 하던 수십명의 공무원들은 소관 업무에 대한 질의 한번 없이 국감이 끝나자 “괜히 대기했다”며 헛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맹탕 국감’을 몸소 느끼는 자리였다. 국감 무용론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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