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2형(성인)당뇨병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필요에 따라 인슐린 생산량을 조절하는 '디머 스위치'(dimmer switch) 기능의 고장이며 이는 고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앨버타 대학 의과대학 당뇨병연구소의 패트릭 맥도널드 박사는 베타세포가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포도당의 양에 따라 인슐린을 많게 또는 적게 생산할지를 조절하는 '디머 스위치' 같은 분자경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2일 보도했다.

2형 당뇨병환자의 베타세포는 바로 이 '디머 스위치'가 고장난 상태라는 것과 고장난 이 스위치는 생화학적, 분자적 조작(biochemical and molecular trick)을 통해 수리가 가능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맥도널드 박사는 밝혔다.

이 스위치의 작동 시스템은 퍼즐처럼 복잡하지만 퍼즐을 어떻게 짜맞추어야 온전한 작동이 이루어지는지를 알아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이 퍼즐이 어떻게 망가지고 잘못 놓였는지도 알아냈다고 맥도널드 박사는 밝혔다.

'디머 스위치' 고장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은 베타세포의 시험관 실험을 통해 분자적 수준에서 입증되고 쥐실험에서 확인된 것이지만 이것이 임상으로 이어진다면 당뇨병의 이해와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베타세포의 '디머 스위치' 존재설은 오래전에 제기됐지만 그 존재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일은 없었다.

베타세포에 '디머 스위치' 같은 분자경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당뇨병 환자 20명을 포함한 99명의 베타세포를 앨버타 당뇨병연구소의 바이오뱅크(biobank)인 '아일릿 코어'(IsletCore)에서 제공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맥도널드 박사는 설명했다.

앨버타 당뇨병재단과 앨버타 대학의 지원으로 설립된 '이일릿 코어'는 당뇨병 환자를 포함한 장기기증자로부터 베타세포를 채취, 연구용으로 냉동보관하고 있다.

다음 단계의 연구는 이 '디머 스위치'를 이용해 당뇨병을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 방법 중 하나는 '디머 스위치' 작동과정에 관여하는 특정 단백질 또는 효소에 작용하는 약물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맥도널드 박사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임상연구학회 학술지 '임상연구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최신호(9월21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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