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충북도민의 가슴을 시로 뜨겁게 한 ‘2015 순회 명사 시낭송회’가 10여 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올해 명사 시낭송회는 충북도와 각 시·군의 후원으로 지난 14~23일 옥천, 영동, 단양, 제천, 보은, 진천, 음성, 충주, 증평, 괴산, 청주를 순회하며 성황리에 치러졌다.

이번 행사에는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등 각 기관·단체장과 시인, 시낭송가들이 무대에 올라 시를 낭송해 감동을 자아냈다. 지역을 대표하는 명사들이 무대에 올라 자신이 고른 시를 직접 낭송하는 전국 유례없는 행사였다.

시와는 전혀 상관이 없을 듯한 각계 인사들이 시를 읊는 모습은 그 자체로 많은 이들에게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명사 시낭송회에는 해마다 200여명의 명사들이 참여해 그 격을 더해 오고 있다.

또한 전국을 무대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전국 시낭송 경연대회’ 역대 입상자들이 무대에 올라 시낭송의 진수를 보여줬다. 시를 더욱 깊은 울림으로 전하는 시낭송가들의 무대에 관객들은 숨소리도 죽여 가며 몰입했다.

문화예술 공연도 펼쳐져 시와 음악, 무용이 어우러지는 무대를 연출했다. 오호준 청주연예예술인협회장, 바리톤 최재성씨, 메조 소프라노 김주애씨, 테너 전인근씨 등 음악인들이 감미로운 음악을 들려줬으며, 박노상 노상풍류 대표의 대금 연주가 듣는 이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했다.

강소정 무용가(벽파춤연구회)의 ‘가인여옥’, 홍원지 무용가(김진미 풍류무용단)의 ‘태평무’ 공연은 한국무용의 진한 맛을 한껏 느끼게 했으며, 정미영 무용가(벽파춤연구회)의 ‘소고무’ 공연은 관객들을 절로 들썩이게 했다. 송윤주 무용가(김진미 풍류 무용단)의 창작한국무용 ‘눈먼 사랑’도 가슴 깊은 감동을 전달했다. 봉복남 증평예총 지회장의 경기 민요 공연과 서울에서 온 강숙현 풍류단시가인 대표의 시창도 볼거리였다.

특히 올해는 ‘비트 온 팝’의 댄스 공연이 펼쳐져 시낭송회에 참석한 중·고등학생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시낭송이 성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청소년과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한 주최측의 배려였다.

한 편의 잘 짜인 영화를 보는 듯한 공연에 관객들은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1시간 20여분 진행된 시간 동안 흐트러짐 없이 수준 높은 관람 태도를 보여준 관객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시에 취한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 채 감흥을 만끽했다.

이번 순회 명사 시낭송회는 잃어버린 서정성을 되찾고 시 읽는 사회를 만들고자 지난 16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행사를 진행해 온 동양일보의 고집이 빛났던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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