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가족이 오랜만에 한 데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추석이지만 결혼이주여성들은 왠지 쓸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8년 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안명애(38·여)씨는 명절이 돌아올 때마다 고향에 있는 친정어머니 생각에 애틋하다.
친정이 국외인 탓에 연휴 대부분은 시댁이 있는 경상북도 영주에서 지낸다.

맏며느리인 안 씨는 명절마다시 댁 식구들과 음식을 나눠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의 정을 나누기는 하지만 마음 한 편에서 친정 식구 생각이 떠오른다.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고 나서 친동생 결혼식 때 한 번, 지난해 설에 한 번 8년 동안 단 두 번 베트남에 있는 어머니를 찾아 뵌 게 전부다.

안 씨는 "맏딸인데 아버지 없이 혼자 계시는 일흔 노모를 곁에서 보살펴 줄 수 없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린다"며 "스마트폰으로 종종 문자를 보내거나 영상 통화를 하기는 하지만 직접 뵙는 것만 하겠냐. 그래도 추석에 안부 통화라도 해야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2011년 캄보디아에서 온 쌈포아 캄(26·여)씨도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이 그리운 건 마찬가지.

추석 연휴가 시작되자마자 시댁 강원도 영월에서 지내는 캄씨는 자신을 친딸처럼 여겨주는 시부모님이 좋지만, 캄보디아 부모님 생각에 종종 눈물을 훔칠 때가 있다.

생각날 때마다 영상통화를 통해 부모님의 안부를 묻고 있지만, 4년 동안 딱 한 번 찾아뵀던 게 죄송할 따름이다.

그녀는 "휴대전화 화면 속이 아닌 친정 부모님을 직접 뵙고 어깨도 주물러 드리고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네팔 새댁 버미카 타파(25·여)도 "다음 설이나 추석에는 부모님을 꼭 찾아봬서 손주들 재롱을 보여드렸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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