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하나뿐인 지구' 2일 오후 8시 50분 방송

(동양일보) 사막 여우로 불리는 페넥 여우는 소설 '어린왕자' 덕분에 친숙한 동물이다.

사람들은 사막에서 큰 귀를 쫑긋거리며 뛰어노는 이 여우를 '클릭' 한 번에 국내로 몰래 들여온다.

국내에서 지난해 밀수로 적발된 사막 여우 22마리 중 12시간 비행에서 살아남은 여우는 5마리뿐이었다.

사막 여우는 큰 귀를 가져 소음에 예민한 데다, 뜨거운 사막에서 살다가 낮은 온도의 비행기 안에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대부분이 바이러스성 질환에 걸렸기 때문이다.

EBS 1TV '하나뿐인 지구'는 애완동물로 주목받게 된 야생동물의 비극을 다룬 '야생동물이 배송됐습니다'를 2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한다.

큰 눈에 느린 동작, 깜찍한 외모로 인기를 끄는 슬로우로리스 또한 비극의 주인공이다.

제작진이 슬로우로리스 고향 인도네시아 서자바섬에서 만난 밀렵꾼은 주문이 들어옴과 동시에 사냥을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슬로로리스들이 죽는다고 밝혔다.

길들이기 쉬워 시장성이 있는 새끼들은 대부분 새끼를 잃지 않으려는 어미를 죽이고서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포획된 슬로우로리스는 자카르타의 대규모 야생동물 시장을 거쳐 국내로 반입된다.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늘면서 슬로우로리스와 사막여우, 파충류 같은 야생동물들이 이색반려동물이라는 이름으로 집에서 키워진다.

그 시장 규모는 2002년에서 2010년 사이 2배나 급증했고, 동물들은 인터넷 동호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 선에 거래된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CITES)에 속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프로그램은 "예쁘고 독특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키우고 싶어하는 야생동물들의 험난한 여정 끝은 참혹한 죽음"이라면서 "과연 야생동물이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지 생각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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