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공급 과잉과 소비 부진이 맞물려 닭고기 가격이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3개월 만에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자칫하면 닭고기 수요가 더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육계관측 10월호'에 따르면 9월 육계 산지가격은 생체 ㎏당 1075원으로 평년(1607원)보다 33.1%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달(1229원)과 비교해도 12.5% 낮은 가격이다. 이 같은 시세는 2007년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다.

육계 산지가격이 작년 기준 평균 육계 생산비(1339원/㎏)에도 미치지 못해 많은 양계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지가격 하락에 따라 9월 닭고기 소비자 가격도 작년 9월(5084원)보다 1% 내린 5031원이었다.

올해 초부터 닭고기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것은 병아리 생산 증가와 생산성 향상으로 공급이 계속 늘지만 소비 부진 등으로 수요가 이에 못 미쳐서다.

특히 닭 성수기인 여름에는 초복·중복 때 날씨가 궂었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삼계탕을 많이 사먹는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도 줄어 소비가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월 들어 전남·광주 지역에서 고병원성 AI 7건이 발생했다. 6월 10일 전남 영암 종오리 농장에서 AI가 발생하고서 약 3개월 만이다.

아직 AI 발생에 따른 닭고기 수요 감소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AI가 확산하면 닭고기 수요가 줄어들 우려도 있다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또 10월이 계절적으로 닭고기 수요가 감소하는 시기인데다가 연말까지 뚜렷한 수요 증가 요인이 없는 상황이다.

10월 닭고기 공급량 전망치는 작년 10월(9459마리) 보다 2.6% 증가한 9702마리다. 육계 산지가격은 9월과 비슷한 ㎏당 900∼1100원 선이 될 전망이다.

11∼12월에도 닭고기 공급 과잉이 이어져 연말까지 생계 유통시세가 1000원 이하에서 형성될 것으로 연구원은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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