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스트 블로그 '정·관계 인사' 20여명 거론

▲ '서해대 비리' 사건과 관련해 지난 1일 교육부 전 대변인이 구속되고, 로비 자금 6억여원이 있었다는 진술이 나와 정관계로 사건이 확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직접 로비 활동을 벌인 서해대 재무컨설팅 담당자 A씨의 블로그에 정관계 인사 20여명이 거론돼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A씨 블로그 캡쳐 화면.

(동양일보) 전북 서해대 이중학 이사장(43)의 교비 횡령 사건이 교육부 간부의 구속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로비자금으로 사용된 6억원의 행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전주지검 등에 따르면 서해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재무컨설팅을 맡았던 A씨(구속)는 이 이사장과 당시 학교 운영권을 인수하려던 또 다른 후보자들에게 로비자금 6억원을 받았다.

지금까지 밝혀진 로비 정황은 A씨가 서해대 인수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전 교육부 대변인 김모씨에게 골프 접대와 함께 김씨가 미국 연수를 갈 때 미화 5천달러를 건넸다는 것이 전부다.

로비자금이 정치권으로도 흘러들어갔다는 설도 있지만 나머지 돈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1일 수뢰혐의로 김 전 교육부 대변인을 구속한 검찰은 교육부 관계자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A씨가 김 전 대변인에게 로비를 시작한 2013년 자신의 블로그에 중앙정부 및 지방 고위공무원과 정치인, 학교 관계자 등 20여명을 거론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A씨가 작성한 '2013년을 마감하며'란 글에는 서해대 인수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이모 서해대 전 총장을 비롯해 정치인 B씨, 지방 고위공무원 C씨 등의 이름과 함께 '교육과학부 핵심 7명'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서해대 146억원 횡령 사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경기 용인 '죽전타운하우스 사업'도 A씨의 블로그에 등장한다.

검찰 관계자는 "모든 자료를 토대로 김 전 교육부 대변인 외에 로비자금이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며 "로비자금의 일부는 A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서해대는 이번 비리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하자 이화복 서해대 이사장 직무대행이 지난 1일 사퇴를 표명하는 등 학사운영이 혼란에 휩싸였다.

서해대 관계자는 "학교 정상화에도 벅찬 시기에 학교 고위인사들이 줄줄이 수사 대상에 올라 혼란스럽다"며 "빨리 수사가 마무리돼 학교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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