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감 넘치는 추격전·병원스토리에 인기…후반부 맥빠져

▲ SBS '용팔이' 20.4%로 종영

(동양일보) 김태희는 예뻤다.

식물인간처럼 누워 있을 때도, 눈을 뜨고 일어나 복수를 할 때도, 간암에 걸려 간성혼수 상태에 빠져 있을 때도 김태희는 시종 예뻤다.

어쩌면 그 예쁜 외모 때문에 연기력에 대한 평가에서 손해를 보는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은 꽃미남, 꽃미녀 배우들이 겪고 경험한 일들이다.

하지만, 그런 점을 고려한다 해도 그의 연기력은 여전히 많이 아쉬웠다. 2000년에 데뷔했으니 벌써 15년이 지났다.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다.

후반부 맥이 빠지는 듯했던 SBS TV '용팔이'는 다시 힘을 내 지난 1일 시청률 20%를 다시 밟으며 막을 내렸다.

이날 마지막 18회의 전국 시청률은 20.4%, 수도권 시청률은 21.6%로 기록됐다.

같은 시간 경쟁한 MBC TV '그녀는 예뻤다'는 10.2%, KBS 2TV '장사의 신 객주'는 6.7%로 집계됐다.

이처럼 경쟁작들을 압도적으로 누른 것은 물론이고, 근래 볼 수 없었던 시청률 20% 고지를 넘어선 '용팔이'는 2015년을 대표할 작품으로 남았다.

지난 8월5일 11.6%로 출발한 '용팔이'의 전체 평균 시청률은 20.4%로 집계됐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은 21.5%(9월16일)로 나타났다. 주중 미니시리즈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이 20%를 넘어선 것은 대단한 기록이다.

돈을 벌기 위해 조폭을 대상으로 불법 왕진을 다니며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선보였던 '용팔이' 김태현(주원 분)의 신출귀몰 활약상은 '용팔이'가 5회 만에 수도권 시청률, 6회 만에 전국 시청률 20%를 고지를 밟게 했다.

오랜 기간 '집나갔던' 주중 드라마 시청률이 '용팔이'를 통해 다시 돌아왔고, 남녀노소가 이 드라마의 속도감과 만화 같은 짜릿한 스토리에 빠져들었다.

그 중심에는 타이틀 롤을 맡은 주원이 있다. 2010년 '제빵왕 김탁구'로 드라마에 데뷔한 주원은 '오작교 형제들' '각시탈' '7급 공무원' '굿닥터' '내일도 칸타빌레'를 거치며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용팔이'를 통해 '연기를 감상하게 하는 배우'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액션과 수술장면, 감성적인 연기를 정신없이 오가는 와중에도 흔들림없이 매 장면 자신의 몫을 해내며 시청자에게 신뢰감을 줬다.

그러나 주원이 여기저기 '날아다니던' 초반부를 지나, 침대에 누워 있던 김태희가 깨어나면서 '용팔이'는 힘을 잃기 시작했다.

드라마의 빠른 스피드처럼 주원과 김태희의 멜로도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시작되고 전개됐는데, 문제는 그 멜로가 느닷없게 느껴졌고 진지한 멜로를 전개하면서 노골적으로 어이없는 간접광고(PPL)를 보여주면서 시청률은 17%대로 떨어졌다.

침대에 누워있던 한여진(김태희)이 깨어나 복수의 칼을 휘두르기 시작한 중반부부터 드라마는 넘치게 보아온 재벌가 경영권 다툼을 싫증이 나게 그렸다.

김태희 역시 그런 전형적인 스토리 속에서 운신의 폭이 좁았던 탓인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복수에 눈이 멀어 질주하는 한여진의 캐릭터는 경직됐고, 김태희는 그 안에서 딱딱한 포커페이스를 지은 채 머물렀다.

그럼에도, 멜로 대신 복수가 본격화되자 다시 시청률 20%를 고지를 탈환했던 '용팔이'는 종영을 한회 앞두고 18.4%까지 떨어졌지만 마지막회에서 명예를 회복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막판에 복수에 전념하던 한여진이 간암에 걸리자, 아침드라마에서 흔히 봐온 '막장 드라마'의 전철을 밟는다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마지막회에서 김태현이 한여진을 극적으로 살려내는 것으로 해피엔딩을 했다.

후속으로는 문근영 주연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 오는 7일부터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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