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호
감나무 이파리들이
얼굴 맞대고 조곤조곤
세상사는 이야기 나눈다
따가운 햇살에 이마 그을릴까
이파리 뒤집어 그늘도 세우고
가지마다 들어설 열매를 위해
다붓다붓 머물 자리도 만든다
감나무 잎이 계속 흔들리는 건
신나는 저들의 이야기 때문이다
그 사이 감꽃이 피었다지고
개미네 식구들이 들렸다 가고
무당벌레 아저씨도 머물다 갔다
한낮에, 굴참나무 숲으로 마실 나온
뻐꾸기 아줌마도 궁금하다며
목청 높여 연신 안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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