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말어라(X)/말아라(O)

일상생활에서 아이들이 종종 싸우는 모습을 보고, 어른들은 “얘들아, 싸우지 말어라.”라고 충고의 말씀을 해주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기에서 “~말어라.”는 “~말아라.”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다.

표준어 규정 2절 모음 8항에서는 ‘양성모음이 음성모음으로 바뀌어 굳어진 다음 단어는 음성모음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모음조화라고 하는데 이 ‘모음조화’는 ‘두 음절 이상의 단어에서, 뒤의 모음이 앞 모음의 영향으로 그와 가깝거나 같은 소리로 되는 언어 현상’이다. 쉽게 ‘ㅏ, ㅗ’ 따위의 양성 모음은 양성 모음끼리, ‘ㅓ, ㅜ, ㅡ, l’ 따위의 음성모음은 음성 모음끼리 어울리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말어라.”는 모음조화 현상에 맞지 않는 틀린 표현이므로 “얘들아, 싸우지 말어라.”가 아니라 “얘들아, 싸우지 말아라.”가 맞는 표현이고 “수지야, 민호랑 싸우지 말어라.”가 아니라 “수지야, 민호랑 싸우지 말아라.”로 써야 한다.

 

발동 [발동(X)/발똥(O)]

‘발동’은 ‘움직이거나 작용하기 시작함, 동력을 일으킴, 또한 공공 기관이 법적 권한을 행사함 마지막으로 수선스럽게 움직이고 떠듦.’을 뜻하는 명사로 그 발음이나 발음 표기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표준어 발음법26항에서는 “한자어에서, ‘ㄹ’ 받침 뒤에 결합되는 ‘ㄷ,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다만 ‘같은 한자가 겹쳐진 단어의 경우에는 된소리로 발음하지 않는다.’”라는 예외 규정을 따로 두고 있다. ‘ㄹ’ 받침 뒤의 ‘ㄷ, ㅅ, ㅈ’이 된소리로 발음되는 것은 ‘ㄹ’의 영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혀끝소리인 ‘ㄹ’은 혀끝을 윗잇몸에 대고 혀의 양 옆으로 바람을 흘려 발음하는 설측음이다 ‘ㄹ’이 발음되면서 다음에 발음되는 자음을 된소리로 할 수 있는 것은 조음 위치가 가까운 자음 ‘ㄷ, ㅅ, ㅈ’에 한한다. 따라서, ‘ㄹ’ 받침 뒤에 ‘ㄷ, ㅅ, ㅈ’ 은 된소리로 발음해야 하므로 [발동]이 아니라 [발똥]으로 발음해야 올바른 발음이며, 발음 표기 역시 [발똥]으로 써야 한다. 같은 예로 ‘말살, 불소, 물질’ 등은 ‘[말쌀], [불쏘], [물찔]’ 등이 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