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청주 소로리볍씨’는 고고학·4기 지질학·유전학·육종학 등의 과학적 연구방법으로 1만7000년 전의 볍씨이며, 이 볍씨는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의 쌀 연구와 그 기원에 관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융조 충북대 명예교수는 5일 열린 ‘소로리볍씨 국제 학술 심포지엄’에서 “청주시 옥산면 소로리에서 발전된 생명의 씨앗들은 우리 조상뿐 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의 선사인들에게도 생명을 연장하고 훌륭한 문화를 만들어 준 큰 자산이고 유산”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명예교수는 또 “경기 고양시가 5020년 전의 12톨의 볍씨를 기념하는 ‘고양 가와지볍씨박물관’을 세우고, 올 해 시정목표의 첫째로 ‘고양 가와지볍씨, 5,020 프로젝트’를 설정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탕 셍지앙 중국수도연구소 교수도 “벼는 중국의 식물재배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곡물로 소로리볍씨는 고고학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가 깊은 발견”이라면서 “이 발견이 계통도와 벼의 기원, 순화, 분화의 연구와 실험에서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김양식 충북발전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생명문화도시 청주의 미래와 콘텐츠 전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청주의 역사 속에서 ‘생명문화’라는 밈(meme)을 찾는데 있어 세계 최고(最古)인 3대 유산인 소로리볍씨, 직지, 태교신기(胎敎新記)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소로리볍씨는 △생태 및 역사체험자원 △교육자원 △문화산업자원 △관광자원 △청주시의 장소마케팅 자원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광섭 동아시아문화도시 사무국장도 토론에서 “생명문화도시를 향한 항해는 생명자본콘텐츠의 특성화, 도시공간의 차별화, 축제프로그램의 이슈화, 문화산업과 스토리텔링의 혁신화 등으로 구분해 전략적이고 정책적으로 전개돼야 한다”면서 “한·중·일 3국의 쌀문화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생명문화밸트와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글로벌 콘텐츠화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용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소로리 볍씨의 지질환경을 분석한 결과 토탄층으로 해석된다”면서 “중부토탄층이 하부토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로리 볍씨가 성장하기에 더 양호한 저습지 환경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서학수 영남대 교수는 ‘DNA 검정으로 본 청주 소로리 볍씨의 근원과 유전적 배경’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청주 소로리 탄화벼의 근원은 야생벼에서 잡초벼 인디카 자포니카 등으로 분화 과정에 있는 원시형의 벼라고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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