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미 수필집 ‘3시의 정원’ 발간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점심과 저녁의 딱 중간쯤. 평온하고 여유롭고 부담 없는 시간, 오후 3시 같은 수필집이 발간됐다.

김영미(56·사진) 수필가가 최근 두 번째 수필집 ‘3시의 정원’을 펴냈다.

그동안 지면을 통해 발표해 온 수필들을 모아 책으로 엮은 것. 첫 번째 수필집 ‘만드는 중’ 이후 8년 동안 쓴 수필 55편 중 40편을 추려 묶었다.

제목은 수필 ‘3시의 정원’에서 따왔다. 인생을 24시간으로 봤을 때 오후 3시쯤의 나이인 저자가 남은 삶도 평화롭고 고요한 오후 3시의 정원으로 가꿔가기를 바라며 쓴 글이다.

김 수필가는 “늦지 않았다고 나 스스로를 위로한다. 삶의 이정표를 점검 중”이라며 “아직도 미완인 내 삶에 서두르지 않고 마침표를 찍는 그날까지 조금 더 뜨겁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글은 부담 없이 술술 읽힌다. 걸멋을 덜어내고 소박하게 진심을 전한 글을 읽고 나면 한동안 은은하게 뒷맛이 남는다.

그는 “쉽게 읽히는 글을 쓰고자 한다. 미사여구를 많이 쓰지 않고 어려운 한문은 가능한 쉽게 풀어 쓴다”며 “요즘 사람들이 어려운 글을 읽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가능한 편하게 읽히는 글을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거울’. 3~4년 전 쓰기 시작해 마무리를 짓지 못했던 이 글을 최근에서야 완성했다. 오랜 시간을 묵혀 두고 계속 퇴고한 덕에 글에서는 숙성된 좋은 향기가 난다.

그는 2001년부터 청주시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방송 리포터, 문화관광해설사 등 삶의 경험은 주제를 고르고 글을 쓰는 데도 많은 자양분이 된다. 청주 상당산성을 소재로 삼은 ‘운명을 바꾼 선택’ 등이 그렇다. 결혼, 직업 등 크고 작은 갈림길에서 한 선택들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돌아보며 쓴 글.

저자는 “작은 빗방울도 성벽 안쪽으로 떨어지느냐 바깥쪽으로 떨어지느냐에 따라 만나는 바다가 달라진다”며 “자연의 순리도 이렇게 경계를 따라 길이 달라지듯 사람의 일 또한 순간의 선택에 의해 운명이 달라지고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김애자 수필가는 “엉너리도 칠 줄 모르는 그는 오로지 전통을 중시해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 만큼 정성을 들였다”며 “문장으로 감칠맛을 내지 않은 담백한 여운이 깊어 상을 물린 뒤에도 오랫동안 입안이 개운하다”고 평했다.

저자는 1960년 충북 괴산 출생으로 ‘창조문학(1988)’으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청주문인협회 회원, 창조문학 회원, 비존재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선우미디어. 199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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