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 세차 금지·샤워 시간 단축…첫날 "큰 불편 없어"

(동양일보) 보령·서산·당진시와 서천·청양·홍성·예산·태안군 등 보령댐 광역상수도를 사용하는 충남 8개 시·군이 8일부터 용수 20% 감량을 시작했다.

각 시·군은 이날부터 배수지 유출밸브나 대규모 아파트단지 밸브를 조절해 상수도 공급량을 줄이고 있으며, 주민들의 호응도를 봐 가며 조금씩 감량 정도를 높일 계획이다.

몇몇 시·군은 긴급 상황임을 감안해 수영장이나 분수 등 불요불급한 시설에 대한 물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서산시는 지난주 상수도 공급 감량 사전 훈련 기간을 마치면서 시립 서산국민체육센터 수영장 문을 닫았다. 서산시는 이로써 하루 물 사용량 중 약 100t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내포신도시에 있는 충남도청은 각 층 화장실 수도꼭지에 '물 50% 절약' 스티커를 붙이고, 밸브를 조절했으며, 청내 방송을 통해 양치컵 사용과 샤워 시간 1분 단축 등 직원들 스스로 물 절약에 나설 것을 독려하고 있다.

 이들 시·군은 이날부터 충남도의 권고에 따라 ▲ 상수도 세차 금지 ▲ 밭작물 급수 절제 ▲ 샤워 시간 감축 ▲ 양치질컵 사용 ▲ 변기통 절수 ▲ 상수도 수압 저감 ▲ 설거지물 재활용 ▲ 빨래 모아서 하기 ▲ 세탁기 수위 및 헹굼 횟수 조절 등 생활 속 절수운동을 적극 실천하기로 했다.

이날 본격적인 상수도 감량에 따른 충격은 거의 없었다.

1∼4일 용수 감량을 위한 '사전 훈련'을 거쳤고, 5∼7일 정상공급으로 잠시 일상을 되찾은데다, 각 시·군은 본격적인 용수 감량에 따른 충격을 우려해 갑자기 수돗물 공급을 줄이는 대신 공급량을 조금씩 줄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적응 훈련 기간에 홀짝일 격일제 12시간 단수를 시행했던 홍성군도 군민의 불편을 덜기 위해 다른 시·군들과 마찬가지로 단수 대신 제한급수로 전환했다.

홍성읍 중심에 있는 조양문 근처나 홍성천 주변 요식업소 관계자는 "물줄기가 조금 가늘어진 것 말고 장사하는데 별다른 지장은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성군 관계자는 이날 "아파트와 연립, 공공기관 등 물 사용량이 많은 시설에 직접 공무원을 파견해 물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사용량이 80%를 초과할 경우 계량기 유입밸브를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산시에서는 이날 한때 상수도 수압이 떨어지면서 인지면의 한 아파트에 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으며, 충남도청은 정오께 샤워실 물 공급을 중단해 샤워실을 이용하던 주민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일요일에만 휴관했던 보령군민체육센터는 이번 가뭄 사태로 토요일과 공휴일에도 휴관하기로 했으며, 평일 오전 6시∼오후 10시인 운영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1시간 줄였다.

한성상 수영장 시설관리팀장은 "가뭄이 계속되고, 물 사용량을 20% 이상 줄이라는 요청이 오면 수영장 운영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보령시내 거성세차장 업주 이은만 씨는 "수압이 낮아 세차시간이 다소 걸리는 것을 빼고는 당장 문제가 될 것은 없다"며 "하지만 가뭄이 계속돼 단수 조치가 내려지면 문을 닫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가뭄 장기화를 걱정했다.

우준영 보령시 수도사업소장은 "사전 적응훈련 기간 수압조절로 감량 효과는 미미했다. 목표량 1일 2만3천600t를 맞추려면 시민의 절수운동에 의한 자체 감량이 절실하다"며 "불가피한 경우 대형 아파트단지에 대한 강제 개폐로 감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보령호에 남아 있는 물은 내년 3월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며 "금강물을 끌어다 쓸 수 있는 공사가 완공돼야 이번 사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군과 보령시 등 고지대가 많은 시·군은 용수 감량으로 수압이 낮아져 물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주민들을 위해 병물을 준비해 놓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급수차를 동원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또 지방상수도를 가동해 광역상수도 사용량을 줄이거나 대형 지하수 관정 개발 등을 통해 용수를 자체 공급하고, 가정에 절수기를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송석두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긴급 브리핑을 통해 "시·군이 자체적으로 용수 사용을 20% 감량하면 가을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내년 우수기까지 생활용수를 공급할 수 있다"면서 "도와 각 시·군은 중앙부처 및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라 가뭄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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