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조 파리 소르본대학 교수 주장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도미니크 바르조 파리 소르본대학 경제사학과 교수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된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 초록 불조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을 한국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르조 교수는 13일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열린 ‘흥덕사지 발굴 30주년 기념 직지(JIKJI) 국제 컨퍼런스’에서 ‘세계 문화유산으로서의 직지’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은 직지를 잘 보존할 수 있는 확실한 역량을 갖췄기 때문에 (직지가) 본국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세기 초 프랑스 외교관이 구입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들여온 직지 반환을 놓고 벌이고 있는 논쟁에서 프랑스가 고문서의 보존 측면에서 자국의 우월적 역량을 강조해 반환에 반대하지만 국제법상 이 논란의 결론은 확실해 보인다”며 직지 반환을 촉구했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 교수는 “몽골제국 시기 중국 활자기술이 서양으로 전파됐다는 중국 측의 논리는 몽골제국 멸망 후 100여년이 지난 후에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기술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히려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 출판 무렵 갑인자 제작 등 중국을 앞선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한국 금속활자인쇄술이 활자로드 등으로 전래되었을 개연성이 크다”며 “이는 동서문명이 몽골제국 멸망 이후에도 활발히 급속한 속도로 상호교류한 역사적 사실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코아키모토 단 호세이 대학 교수는 “본래 일본은 목활자인쇄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었으나, 키리시탄판과 같은 서양선교사의 인쇄활자의 영향이 아닌 임진왜란 당시 입수된 조선 금속활자의 영향을 받았다”면서도 “스루가판만을 제외한 다른 판본이 목활자로 제작된 것은 일본 인쇄술의 독자성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설득했다.

올리비에 드로뇽 스트라스부르 고등미술장식학교 교수는 “서양 초기 활판 인쇄술은 개인의 독창적인 발명품이 아니라 다양한 경로의 영향을 통해 점차 완성된 산물”이라면서 “직지가 세계 인쇄술 발전에 미친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흥덕사지 발굴 30주년 기념을 위한 이날 행사에서는 프랑스·일본·한국 3개국의 학자들이 ‘흥덕사지와 직지의 역사적 가치, 세계속의 한국금속활자인쇄술‘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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