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수(편집국 부장 / 대전지역 담당)

▲ 정래수(편집국 부장 / 대전지역 담당)

대전지역 기초의회가 또 말썽이다. 지난해 7월 의장단 선출을 둘러싸고 장기간 의정공백으로 삐걱거렸던 서구의회가 이번에는 본회의장에서 막말에 난투극까지 벌여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동구의회에서는 최근 구민의 날 기념식에서 구민상 수상을 둘러싸고 의원들간 충돌이 빚어져 빈축을 사고 있다. 기초의회의 이런 몰염치와 꼴불견 행태는 지방자치의 근본 취지를 흔드는 중대한 문제라는 점에서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기초의회에서 벌어지는 온갖 파행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의원들이 의정 활동을 등한시하는 것도 모자라 마치 의원을 위해 의회가 존재하는 양 군림하는 일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기초의회 무용론 등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마당에 아직도 손가락질 받을 일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본회의장에서 고성에 몸싸움까지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한 서구의회 사례는 주민을 무시하는 전형적인 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3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서구 평생학습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의결하면서 빚어졌다. 의장이 소관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된 이 조례안을 직권으로 상임위에 재회부키로 하자 여야의원들은 고성에 몸싸움까지 육탄전을 벌였다. 길거리 패싸움에서나 있을 법한 무법천지였다. 더욱이 이번사태는 SNS 등을 타고 전국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자해행위로 낙인찍혔다.
동구의회 행태도 지탄받을 일이다. 동구의회는 구민의날 기념식에서 00당 의원들이 모두 불참해 파행을 겪었던 구민표창을 임시회 마지막날 00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단독으로 진행하는 웃지 못 할 일을 벌였다. 주민 입장에서는 복장이 터질 노릇이다.
기초의회의 역할은 주민 복지와 구 살림을 알뜰히 챙기고 집행부를 견제하는 것이다. 그동안 의정 활동에 필요하다며 의회가 일을 꾸며도 주민들은 양해했다. 하지만 전부 빈말임을 이제 주민들은 잘 안다. 이런 식으로 기초의회가 구태를 되풀이하다가는 호된 역풍을 맞게 된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의원들은 자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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