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환 <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가정의학과>

호르몬의 힘은 막강하다. 외모, 성격, 기분, 기억력 등에 관여하며 몸과 마음 구석구석에 영향을 80여 개의 호르몬중 어느 하나에만 변화가 생겨도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탄 듯 변덕스러워지거나 살이 쑥쑥 빠지고 탈모 증상이 나타나며 우리몸에 바로 이상 신호가 온다.

오늘따라 까칠? 그녀는 죄가 없다여성에게 생리 시작 전 일주일은 한 달 중 가장 괴로운 시간이다. 온몸은 붓고 열이 나며 뾰루지가 올라오고 두통이 찾아온다. 기분은 최악이다. 우울하고 불안하며 예민해 쉽게 화를 내거나 신경질을 부린다. 월경 전 증후군으로 100개 이상의 증상이 있다. 하지만 그녀는 죄가 없다.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를 타는 에스트로겐 탓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여자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단짝이다. 에스트로겐의 농도가 올라가면 두 호르몬도 분비량을 늘리고 에스트로겐 농도가 감소하면 같이 줄어든다. 생리 전 일주일은 배란기에 최고점을 찍었던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빠르게 떨어지는 시기다. 기분도 함께 급격히 나빠진다. 특히 세로토닌은 스트레스와 걱정에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가뜩이나 양이 적은 시기에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평소보다 더 감정이 격해져 쉽게 울고 화도 잘 내게 된다.

이때 세로토닌의 분비량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 생선이나 달걀, 치즈, 콩, 우유처럼 트립토판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다. 트립토판은 필수 아미노산으로 뇌에 도착하면 화학적 단계를 거쳐 세로토닌으로 바뀐다. 아이스크림이나 쿠키 등 달콤한 간식을 먹는 것도 좋다. 이 시기에는 또 다른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당 대사 속도를 늦춰 혈당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단 음식이 당긴다. 그럴 땐 고민 말고 먹자. 혈당이 높아지면 인슐린의 분비량이 늘어나고, 인슐린은 트립토판을 뇌로 빠르게 운반하고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해 기분전환에 도움이 된다.

주름은 왜 생기는 걸까표피층(각질층 포함)만의 노화로는 주름이 생기지 않는다. 진피가 노화될 때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것이다. 피부 노화에는 여러 피부 성분의 변화가 관찰되지만 특히 콜라겐의 노화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 콜라겐(교원섬유)은 표피에는 없고 그 아래에 있는 진피에만 있으며 진피에서 물을 제외한 무게의 70~80%를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구성물질이다. 콜라겐은 피부를 팽팽하게 해주는 장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때문에 콜라겐이 변성되면 피부가 쭈글쭈글해지는 것이다. 20대 중반이 지나면 콜라겐의 생성 속도는 조금씩 줄어들고 반대로 분해되는 속도는 조금씩 빨라진다. 그 결과 콜라겐 섬유들이 가늘어지고 진피의 치밀도가 줄어 느슨해지면서 피부에 주름이 잡히고 급기야는 처지게 된다. 피부과에서 시술하는 대부분의 안티에이징 레이저 치료는 늙은 콜라겐이 다시 젊은 콜라겐으로 회복되도록 자극을 주는 원리를 이용한다. 레티놀로부터 시작되어 성장인자나 펩타이드 화장품까지 안티에이징을 표방하는 기능성 화장품들의 주성분들도 콜라겐의 신생(新生)을 촉진하는 성분들이다. 물론 피부과에서 시술하는 레이저만큼 강력하지는 않다. 이 역시 화이트닝 제품처럼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콜라겐 화장품이 피부의 부족한 콜라겐을 메워준다?이보다 피부를 모르고 하는 소리도 없을 것이다. 피부는 기본적으로 외부의 물질이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장벽으로 무장돼있다. 특히 표피와 진피 사이에 위치하는 ‘진피-표피 경계부’는 매우 좁고 치밀한 구조물이라서 웬만한 물질들은 통과가 어렵다. 분자량이 500이하인 물질만 통과가 가능한데 콜라겐은 분자량이 무려 30만이나 된다. 당연히 바르는 콜라겐 제품이 진피에까지 흡수될 리가 없다. 각질층에서 보습 성분으로 작용하는 정도로 그칠 뿐이다. 그러니 콜라겐 제품을 바르면 피부에 탄력이 생길 거라는 광고에 더 이상 속지 않기 바란다.자외선은 피부 노화의 주된 원인앞서 말했듯이 피부가 받는 환경적 노화 요인 중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자외선이다. 자외선은 각질층을 거칠고 두껍게 할 뿐 아니라 진피에도 많은 변화를 일으킨다. 콜라겐의 변성이나 탄력섬유에도 심한 변성을 유발한다.결국 각질은 두꺼워지고 진피는 얇아지고 탄력을 잃게 된다. 그밖에도 모세혈관이 늘어나고 색소 침착이나 색소 소실 등의 색소 변화, 심하면 피부암까지 유발한다.

※ 노화 막고 ‘동안 피부’ 되는 생활습관

① 환경에 의한 노화의 원인 중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자외선이기 때문 에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바르도록 한다. ② 흡연은 각질층의 수분 함량을 떨어뜨리고 피부의 에스트로 겐을 감소시켜 피부가 건조해지고 얇아지게 한다. 한 연구 자료에 의하면 흡연은 특히 여성 의 노화를 촉진시키는 것으 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노화를 막기 위해선 흡연을 삼가 야한다.③ 수분이 부족한 피부는 전반적으로 탄력이 떨어지고 거칠어 지기 쉽다. 체내에 수분이 부족하면 피부에도 수분이 부족하 므로 물을 충분히 마셔 피부에 수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해주 는 것이 좋다.④ 얼굴을 습관적으로 만지는 것은 피부 트러블이 발생할 경우, 트러블에 악영향 을 미쳐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자 제하는 것이 좋다.⑤ 과일과 채소에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과 무기질을 비롯한 성 분들은 노화된 세포를 복구시켜주는 항산화 효과와 더불어 피부의 탄력을 증가시키는 효과 를 기대할 수 있게 해준다. 피 부건강을 원한다면 과일과 채소를 꾸준히 섭취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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