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유성 생태사진작가 개인전 ‘날개 달린 하늘의 메신저-숲속의 작은 천사들’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자연을 닮는 생태사진작가 조유성(80·☏010-5484-1192)씨의 개인전이 오는 4~10일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전시개막식은 4일 오후 5시.

‘날개 달린 하늘의 메신저-숲속의 작은 천사들’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사진전에서 그는 나방을 비롯한 곤충 사진 100여점을 선보인다.

지난해 발간한 ‘숲속의 전령 한국나방’(전 3권)에 실린 나방은 물론 ‘한국의 곤충’, ‘아하교과서 곤충도감’에서 만난 다양한 종류의 곤충들 중 가장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모습만을 감상할 수 있다.

멀리서 숲을 보는 것을 즐겨했던 조 작가는 어느 순간 숲 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나무들이 무성하게 우거진 것이 숲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숲 안으로 들어가니 그 안에는 무수의 곤충들이 인간들이 사는 모양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조 작가는 그때부터 숲을 밖에서 바라보는 일은 그만두고 숲 안의 생명체들의 삶의 모습을 카메라 렌즈에 담기 시작했다. 몇 날 며칠, 길게는 몇 수개월 동안 카메라 메고 숲을 들여다보는 고된 여정이었지만 조 작가는 힘들 줄 모르고 작업을 이어나갔다.

워낙에 곤충을 좋아했기도 했지만 곤충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신기했고 꽃이 피고 지고 열매 맺는 순간순간이 귀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에서 손 꼽히는 생태사진작가다. 생태사진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카메라에 옮겨오는 일반적인 풍경사진과는 달리 살아있는 피사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여간 고된 작업이 아니다.

나비 생태에 대한 작업을 할 때는 온산의 나무와 풀잎을 하나하나 살펴가며 눈에 보일 듯 말 듯한 작은 알을 찾아내고 그 알이 애벌레에서 번데기, 성충으로 부화하는 과정을 무작정 기다리며 카메라에 담아낸다. 사진에 대한 열정과 곤충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곤충의 모든 것을 담아내기 위해 조 작가는 25인승 버스를 개조한 캠핑카에 숙식을 위한 설비, 사진촬영기구 등을 싣고 서너달씩 노숙을 하는 고된 과정을 견딘다. 덕분에 그의 작품에는 자연의 숨소리가 들리고 곤충의 작은 움직임까지 만날 수 있다.

고된 시간과 열정이 빚어낸 그의 사진집들은 단순한 사진도록을 넘어 한국의 곤충과 식물 연구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곤충학자들의 감수를 받아 교육적 자료로 손색이 없게 서식지와 특징 등 각각의 곤충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게 담았다. 곤충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그 속성을 이해해 영혼까지 담아내기 위한 작가의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다.

조 작가는 “꽃을 찾아 들과 산, 바위틈을 찾아다니는 것이 일상이 되었을 때 나와 비슷한 행로를 따라 움직이는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숲속의 작은 천사, 곤충들이었다”면서 “나의 카메라처럼 그들도 꽃의 아름다움에 푹 빠진 듯 했고 점점 곤충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해 그것을 주제로 한 사진을 찍고 있다”고 밝혔다.

1937년 전남 무안에서 출생한 조 작가는 광주여고를 졸업하고 청주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충북전국사진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충북예총 운영위원과 동양일보 라이프지 편집위원, 한국사진작가협회 충북지회장 등을 역임했다. 문화관광부장관상과 한국출판문화상, 청주시문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립수목원 초대전 등 수차례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가했다. 저서로 사진집 ‘한국의 곤충’, ‘아하교과서 곤충도감’, ‘식물도감’ 등이 있다.

전시관련 자세한 사항은 아라아트센터(서울시 종로구 인사동9길 26·☏02-733-1981)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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