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6위로 자존심에 상처… 라이벌 현대캐피탈에 완패 ‘쿠바 특급’ 레오 부재·새 용병 그로저 부진 등 문제로 꼽혀

(동양일보)‘배구 명가’ 삼성화재의 올 시즌 초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삼성화재는 4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간에서 열린 프로배구 현대캐피탈과 올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졌다.

‘전통의 라이벌’로 불리는 현대캐피탈과의 시즌 첫 대결인 지난달 20일 경기에서도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완패했다.

삼성화재는 2승 5패를 기록, 7개 구단 중 6위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인 점을 감안해도 구단 스스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성적이다.

삼성화재는 V리그 원년인 2005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2007-2008 정규리그·챔프전 통합우승을 시작으로 2013-2014시즌까지 7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 왕좌에 올랐다.

2014-2015시즌에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챔프전에 진출했고, OK저축은행의 패기에 밀려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와 가장 뚜렷하게 달라진 점은 외국인 선수다.

애초 삼성화재는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 선수에 뽑힌 ‘쿠바 특급’ 레안드로 레이바 마르티네스(25·등록명 레오)와 재계약했다. 하지만 레오가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며 팀 훈련을 시작한 9월에도 개인 사정을 이유로 팀에 합류하지 않자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꺼냈다.

이런 과정 끝에 뒤늦게 합류한 선수가 현 독일 국가대표팀 주전 라이트 괴르기 그로저(31)다. 소식을 들은 삼성화재 선수들이 ‘건방지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했을 만큼 국제무대에서 이미 기량을 검증받은 선수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그로저는 한국 프로배구에 하루빨리 적응하고 있지만 아직은 불안한 모습도 엿보인다.

그로저는 이날 양팀 최다인 29득점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이 51.92%에 그쳤다. 상대 팀(현대캐피탈)이 저지른 전체 범실이 9개인데, 그로저 혼자 범실 7개(팀 17개)를 기록했다.

근본적으로는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그로저는 이날 경기에서 팀 공격의 54%를 책임졌다. 의존도가 높다 보니 외국인 선수의 컨디션에 따라 그날 경기 결과가 좌우될 때가 많다. 7개 구단 모두에 적용되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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