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료진, 1세 여아 환자에 최초 적용 "기적같이 회복 중"

(동양일보) 영국 의료진이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한 맞춤형 면역세포 항암제를 세계 최초로 인체에 적용해 백혈병에 걸린 1살 아기 환자를 극적으로 회복시켰다고 6일(현지시간) AFP통신과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영국 런던의 그레이트오먼드스트리트종합병원(GOSH)과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진은 백혈병 환자인 1세 여아를 상대로 면역세포 항암 치료제인 'UCART19'의 임상시험을 시행해 큰 회복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UCART19는 기증받은 면역세포(T세포)의 일부를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잘라내서 약물에 내성을 지닌 혈액암세포만 죽이도록 변형한 맞춤형 세포 치료제다.

이 치료제가 인체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레일라 리처즈라는 이름의 이 환자는 지난 6월 두 번째 골수이식 수술과 함께 UCART19 치료를 받았으며, 이후 병세가 급속도로 호전되고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GOSH의 골수이식 병동 책임자인 폴 베이스 교수는 "레일라의 이런 반응은 거의 기적 같다"며 "첫 인체 시험이었기 때문에 이 치료제가 들을지, 듣는다면 언제가 될지 전혀 알 수 없었는데 효과가 나타나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생후 14주 만에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진단을 받은 리처즈는 이에 앞서 화학 요법과 골수이식수술 등 치료를 받았으나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

리처즈의 부모는 가망 없는 말기 환자에게 적용하는 통증 완화 치료를 권유받았으나 포기하지 않고 동물시험 단계를 겨우 마친 UCART19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고, 임상시험 시작 수주일 뒤 '효과가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 치료제의 제조사인 셀렉티스(Cellectis)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UCART19의 임상 시험 결과를 밝히고 오는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제57회 미국혈액학회(ASH) 연례회의에서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GOSH 아동보건연구소의 면역학자 와심 카심 교수는 "아직은 이번 시험이 유일한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이는 유전자 조작 기법을 이용한 암 치료의 획기적 진전이며, 추가 시험을 거쳐 여러 환자에게 적용된다면 백혈병 등 암 치료에 커다란 전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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