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남

힘에 부치는 것

극복할 수 없는 걸

우리는 벽이라 부르지

늘 벽이 문제였지

벽에 부딪히는 일

벽을 넘는 일

 

장밋빛 사랑도 벽에 갇히면 캄캄해

남루한 사랑을 벗어 두고

그날 나는 벽에 쓰러져 울었지

 

네 벽을 온전히 갖춘 집 한 채를 위해

막막하고 높은 세상의 벽과 싸우며

평생을 바친 아버지가

일어나거라 일어나거라

꿈속에서 어깨를 두드렸어

 

세상에는

절망 위에 누워본 자

목숨의 끝으로 가본 자만이 아는

더 힘이 있는 벽이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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