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YWCA, ‘2015년 성평등한 도시공간 모니터링’결과 보고회

▲ 청주 금천중 앞의 쉘터 내 의자. 높이가 높아 앉아있는 여성의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 (사진 위) 반면 청주시립흥덕도서관 주 출입계단은 키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높낮이가 다르게 설치돼 있다. <사진 제공/청주 YWCA>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청주시가 2010년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된 이후 여성들이 살기 좋은 성평등한 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여성과 청소년들이 체감하기에는 많은 부분에서 미흡하다는 모니터링 결과가 나왔다.

청주YWCA는 최근 ‘2015년 성평등한 도시공간 모니터링’ 결과 보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청주시민들로 구성된 ‘성평등한 도시공간 조성을 위한 모니터단’은 이를 위해 버스정류장과 쉘터, 청소년문화공간, 청주시 공공도서관 등을 인터넷과 현장 조사하고 이용자 및 시설 담당자와 직접 인터뷰했다.

청주시내의 버스정류장과 쉘터에 대해 모니터링한 결과,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이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 성화동1단지아파트에서 성화주공2단지 방향으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 등 유동인구가 적은 지역에 CCTV를 설치해 여성, 노인 등에 대한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버스정류장에 세워진 쉘터의 의자 높이가 높아 키가 작은 여성이나 노인의 경우 의자에 앉아 버스를 기다릴 때 발이 땅에 닿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점도 지적됐다. 또한 원통형의 쉘터가 노약자나 어린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쉘터의 모양이 달라 디자인과 색상을 통일해 청주시만의 특징을 담아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청주시 청소년수련원의 경우, 청주시에 거주하는 모든 청소년을 위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이용자가 문의면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의 초등학생 자녀들로 한정돼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또한 직장인들의 워크숍이나 가족모임, 동호회 모임장소로 이용해 설립 목적과 다르게 운영되는 문제점도 있었다. 이용객이 많지 않아 전반적인 운영에 어려움이 있으며 예산 부족과 직원들의 업무 과부하로 이직률이 높았다.

청주시 청소년광장 내 열린화장실은 24시간 개방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여자화장실이 잠겨 있는 등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니터단이 직접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0% 이상의 시민이 열린화장실 운영 여부를 알지 못하거나 잠겨 있어 5분 거리에 있는 유료화장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대답했다.

청주시청소년수련관 입구와 마당은 인근 산단 기업의 주차장으로 전락할 정도로 공단 직원들의 불법주차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청주흥덕도서관 등 청주시 일부 공공도서관 화장실에 비상벨이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 됐다. 차량 출입구와 일부 사각지대, 화장실 입구에 CCTV가 설치되어 있고 아동자료실 창문에 안전창이 설치되어 있는 점은 호평을 받았다.

청주청원도서관에는 수유실이 없어 영유아 대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부모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장애인화장실은 남녀 화장실의 출입구 분리가 되어 있지 않아 사실상 여성과 남성 모두 사용하기 불편한 공간이 되고 있었다.

이현주 청주YWCA 간사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시설을 이용할 때 순수한 이용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것을 토대로 모니터링하고 개선점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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