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청주시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증도가자’가 위조품이라는 주장이 또다시 제기됐다.

이재정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지난 14일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서지학회 추계 공동학술대회에서 경북대 산학협력단이 주관·작성한 '증도가자 기초학술조사연구'에 대해 “보고서의 조사 또는 서술 내용은 증도가자 또는 고려활자(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제외)임을 입증하지 못했고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관은 사견임을 전제로 "보고서 내용을 상세히 읽어본 결과 증도가자임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증도가자는 증도가를 찍을 때 사용한 활자인데, 조사 활자와 증도가 번각본을 비교하면 막연히 유사할 뿐 일치도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고서에서 증도가자의 논거로 제시한 먹의 방사성 탄소연대 분석과 금속 성분 분석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 연구관은 "남 교수가 보고서에서 증도가자라고 말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복' 활자는 학계에서 고려시대 활자로 추정돼 온 것으로 나머지 활자와는 형태나 글자체가 같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연구관은 "남권희 교수가 중앙박물관 소장 '복(山+復)' 활자도 증도가자라고 주장했지만 '복' 활자와 '증도가자'는 형태와 글자 등에서 일치하지 않는다"며 "중앙박물관 활자를 근거로 조사 대상 활자를 증도가자라고 한 후 이 활자가 증도가자이기 때문에 '복' 활자도 증도가자라고 주장하는 명백한 순환 논증의 오류"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남권희 경북대 교수는 '증도가자 위작 시비에 대한 반론' 주제 발표를 통해 "국과수의 주장은 금속활자 주조방법, 문화재 보존과학, 서지학적 지식과 정보 부족으로 인해 나온 잘못된 해석과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14년 본 연구팀이 수행한 증도가자 기초학술조사 연구 용역 결과가 인문학적으로 치우쳐 과학적이지 않다는 국과수의 평가를 수긍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남권희 교수 연구팀(경북대 산학협력단)은 앞서 용역 보고서에서 고인쇄박물관 활자 7개를 비롯해 다보성고미술 활자 101개, 국립중앙박물관 활자 1개가 증도가자 또는 고려 활자임을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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