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용인 일대 토지 관련 문의↑…예정지 접한 택지지구 분양시장도 '후끈'

(동양일보)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계획이 알려지면서 '내 땅은 어떻게 되겠느냐', '살 만한 땅 나와있는 게 있느냐'는 등의 문의가 제법 들어옵니다. 이 동네 땅에 이렇게 관심이 쏠리는 건 처음이네요."(경기 용인 P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지난 19일 정부가 구리-하남-광주-용인-안성-천안-세종을 잇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고속도로가 지나는 인근 부동산 시장이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고속도로 라인이 주거와 물류 기능을 동시에 담당하는 새로운 개발축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일대 지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주거 및 물류 단지가 밀집해 이번 고속도로 건설의 최대 수혜지로 부상한 광주, 용인, 안성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벌써 토지거래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22일 경기도 용인 일대 토지매매를 담당하는 G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고속도로 계획이 발표된 당일부터 이 일대 토지 관련 문의가 꾸준히 오고 있다"며 "최근 수년간 이런 대형 개발 호재가 없었으니 앞으로 이 일대 땅값도 꽤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용인의 M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서울 아파트와 달리 지방 토지시장은 원래 정부 발표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진 않는 편인데 이번에는 문의가 꽤 있다"며 "땅을 팔려던 분들은 긴가민가하면서 망설이는 분위기지만 땅 매입에 관심을 보이는 분들은 늘어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정확한 노선이 정해지지 않아서 토지 관련 문의가 늘어난 정도지만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면 나들목 주변을 중심으로 토지시장도 본격적으로 움직이지 않겠나"라며 "일단 발표 이후 인근 토지에 대한 관심은 확실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성 일대 토지매매를 담당하는 S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아직 발표가 난 지 얼마 안 돼 더 기다려봐야겠지만 발표 당일 오후부터 토지에 관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고속도로가 지나면 이 일대 땅값도 꽤 오를 테니 그런 기대로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아무래도 많다"고 말했다.

서울∼세종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송파문정지구·위례신도시·강동 강일지구, 경기 하남 미사강변지구·태전지구·용인 남사지구·동탄2신도시·평택신도시·다산신도시·포천3지구, 세종시 등 신흥 택지지구도 수혜지로 부상하면서 입주를 앞둔 이 일대 신규 아파트 단지나 분양 중인 단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남 미사강변도시의 H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미사강변도시에 최근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려 분양권을 사려는 분들이 있었는데 분양권을 내놨던 분들께 전화를 드렸더니 고속도로 건설 소식이 나와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거부해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앞둔 아파트 단지에도 관심이 쏠리면서 계약 인파가 몰리고 견본주택에 관련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대림산업이 용인 남사지구에 짓는 6800여가구 규모의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최근 정당계약 기간이 끝나고 미계약 물량에 대한 선착순 분양을 진행 중인데 고속도로 건설 계획이 알려지면서 수요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선착순 분양 첫날 예상보다 많은 2천여명이 몰렸고 문의 전화와 상담이 끊이지 않는다"며 "매우 큰 호재가 계약 시점에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다산신도시 한양수자인 천종근 분양소장은 "분양 전부터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지만 고속도로 건설 소식 이후 더 주목받으면서 견본주택 개관 첫날인 20일 예상보다 많은 5천여명이 다녀갔다"며 "상담석에서는 주로 고속도로와의 접근성 등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고속도로 인근 부동산 투자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면서 특히 토지투자는 환금성과 개발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고속도로 건설은 사업기간이 굉장히 긴 프로젝트여서 부동산 시장도 경기변동에 따라 가변적이고 유동적일 수 있다"며 "토지 매입 시기나 자기자본 비율, 자금운용 계획을 철저히 세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 센터장은 "특히 토지는 아파트처럼 표준화돼 있지 않고 위치나 용도, 지목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환금성이 낮아 그런 점을 잘 고려해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주택과 달리 단기에 사고팔기 힘들고 매도·매입 시기 조율도 어려울 수 있으니 그런 리스크까지 다 계산해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박합수 명동스타PB센터 부센터장도 "토지는 팔고 싶을 때 빨리 팔 수 있는 성격의 부동산이 아닌 만큼 투자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도 환금성이 낮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박 부센터장은 "예전처럼 토지에 투자할 때 맨땅을 사서 맨땅을 파는 시대는 지났다. 개발 가능성을 잘 점검해 접근하고 고속도로의 경우 나들목으로의 접근성 등도 반드시 챙겨야 할 부분"이라며 "분명한 개발 목적이 있어야지 '땅값이 오르면 팔겠다'는 식의 '묻지마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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