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김기웅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북 김성혜 조평통 서기국 부장

(동양일보) 오는 26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 김기웅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54)과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50)이 각각 수석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들 '남남북녀'가 어떤 합의를 이끌어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통일부에 따르면 오는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개최되는 당국회담 실무접촉의 우리측 수석대표는 김 본부장으로 사실상 정해졌다.

북측 수석대표는 2013년 6월 당국회담 실무접촉 때 수석대표로 나온 김 부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은 지난 20일 당국회담 실무접촉을 제안하면서 수석대표가 조평통 서기국 부장이라고만 했다"며 "이번에도 회담 전문가인 김 부장이 수석대표를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흔치 않은 여성 '대남일꾼'인 김 부장은 20년 경력의 남북 회담 전문가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2002년 5월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을 때 3박 4일 방북 기간 밀착 수행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맞설 김 본부장은 통일부 내 대표적인 회담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남북회담사무국 회담기획과장과 남북회담본부 회담1과장, 정세분석국장, 통일정책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회담본부장으로 임명됐다.

남북 회담에 잔뼈가 굵은 김 본부장과 김 부장은 26일 실무접촉 때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남과 북이 당국회담 수석대표의 격과 의제 등을 놓고 다른 견해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남측 통일장관과 북측 통전부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이른바 '통-통 라인' 회담을 희망하는 반면 북한은 남측 통일장관의 상대로 조평통 서기국장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회담의 의제도 남측은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반면 북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

김 부장은 2013년 6월 실무접촉 때 남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정책실장과 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협의를 진행했지만, 회담 대표의 격(格)을 놓고 대립하다가 당국회담 개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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