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복귀 선언, 예산 삭감 의지…충돌 불가피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도의회 여·야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빚은 갈등이 4개월여 만에 봉합됐지만 또 다른 갈등 국면이 형성되면서 불편한 동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부터 예결위 구성을 둘러싸고 반발했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23일 복귀를 선언하면서 도의회 예결위가 4개월 만에 정상 가동하게 됐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같은 당 소속 이시종 지사가 결정한 도의회 청사 이전 관련 예산 편성의 오류를 지적하며 예산안 심사를 벼르고 있어 또 다른 갈등 국면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최병윤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도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새정치연합 소속 예결위원들은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예결위 예산안 심사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문제 있는 예산은 가차 없이 삭감하겠다”며 도의회 청사 이전 사안을 집중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충북도청 신관에서 ‘더부살이’를 하는 도의회는 2018년께 인근의 옛 중앙초 건물로 청사를 이전한다.

중앙초 건물을 리모델링해 도의회 독립청사로 사용하자는 이 지사의 제안을 도의회 다수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난 12일 총회를 열어 수용했다.

충북도가 추산한 옛 중앙초 리모델링 비용은 전체 155억원이다. 도는 이 가운데 안전진단 및 설계, 공사 등의 비용으로 85억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우선 편성했다.

리모델링은 2년에서 2년6개월 소요된다는 점에서 청사 이전은 2018년께 가능하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측은 충북도의 예산안 편성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리모델링 예산안 전액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이 당의 장선배 의원은 지난 17일 충북도 행정사무감사 때 이런 문제점을 거론했다.

충북도는 이 사업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먼저 반영한 후 추진해야 하는데도 이 절차를 어겼고, 공유재산관리계획에 포함하지 않은 것은 물론 투자 심사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같은 당 최병윤 원내대표도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문제점을 재차 거론했다.

최 대표는 "충북도가 도의회 독립청사가 들어설 옛 중앙초 리모델링 예산안을 투자 심사 후 편성할 것으로 생각했다. 막바로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할 줄은 결코 몰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법하게 편성한 예산안을 승인한다면 도의원들 스스로 위법한 행위를 하는 것인 만큼 리모델링 비용을 심도 있게 심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법을 어긴 점이 드러난다면 과감히 삭감하겠다는 얘기다.

이 지사가 예산 편성을 지휘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한 배를 탄 그에게 반기를 든 것으로도 비친다. 옛 중앙초 리모델링과 관련한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심의·의결은 다음 달 3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은 다음 달 8일로 예정돼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옛 중앙초 리모델링 계획을 찬성하고 있어 새정치연합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지난 7월 도의회 예결위 구성 당시 예결위원장 직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수용하지 않자 “예결위 참석을 거부하겠다”며 전면적인 보이콧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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