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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별' 되기 전 세상에 내비친 사랑
'밤하늘의 별' 되기 전 세상에 내비친 사랑
  • 조아라 기자
  • 승인 2015.11.23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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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원 유고시집 '지상의 은하수'

하늘이 눈을 뜰 때가 있다
모든 잡것들 다 쳐낸
빈자리
검은 이파리 몇 개
집을 지을 때다
(이무원 시 ‘난’ 전문)

시의 본질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사랑이라 답하고 싶다던 시인.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시다운 시가 나오지 않는다던 그가 하늘로 떠나기 전 사랑하는 이들에게 남긴 마지막 시편들이 한 권의 시집으로 세상에 나왔다.

유고시집 ‘지상의 은하수’에는 지난 4월 생을 마감한 고 이무원 시인이 죽기 직전까지 써 내려간 76편의 시들이 5부로 나뉘어 담겼다. “시라는 이름으로 이름 없는 풀꽃의 미소를 다치지 않을까 많이 망설였다”며 시집 내기에 조심스러웠던 시인은 그의 여섯 번째 책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는 지난 1979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 1980년 첫 시집 ‘물에 젖는 하늘’을 시작으로 30년 넘는 긴 세월 동안 5권의 책을 발간했다.

맑고 깨끗한 마음을 지닌 물 같은 시인, 이무원 시인의 시에는 순수함이 가득하다. 해맑은 영혼으로 살다 밤하늘의 은하수가 되어 떠난 그의 수줍은 시는 읽는 이의 마음까지 투명하게 만든다. 보기 드물게 착했던 시인이 죽음 앞에서 한 자 한 자 조심스레 갈고 닦아 엮어낸 시편들은 그 자체로 독자들에게 감동이 되어 안긴다.

‘꽃 속엔 예쁜 아기 하나/살고 있어/들여다볼 때마다/방긋방긋 웃는다//나도 덩달아/벙긋벙긋 웃다 보면/나도 꽃이 되어/내 마음에/예쁜 아기 하나/키운다’(시 ‘꽃’ 중에서)

손녀딸을 위한 시집 ‘서하일기’로 ‘상화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시 ‘가장 큰 걱정’, ‘내가 아는 것’, ‘안녕, 빠빠이’, ‘천사의 나무’ 등을 통해 손녀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임보 시인은 “소강 이무원은 물의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물처럼 맑고 깨끗한 심성을 지닌 선비다. 그는 시뿐만 아니라 농묵의 멋을 즐기는 서예가이기도 했다”고 추모했다.

부록으로 고창수, 김동호, 임보, 이인평, 나병춘, 박승류, 홍해리 시인이 쓴 추모시와 시인론이 담겼다. 이 시인의 딸 이송희씨와 손녀 이서하양도 각각 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 바치는 글을 실었다.

이무원 시인은 1942년 청주 출생으로 1965년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부고 교장을 지냈다. 1979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그림자 찾기’, ‘빈 산 뻐꾸기’, ‘서하일기’ 등을 펴냈다.

황금마루. 149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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