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일각서 'PK 영입론' 고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양김시대'가 저물면서 한국 정치를 이끌었던 전직 대통령 2세들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끌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아버지의 업적과 유지를 계승 발전한다는 측면에서 이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는 상황이다.'

김 전 대통령의 '상주' 역할을 하고 있는 차남 현철씨의 경우 서거정국을 계기로 형성된 YS에 대한 재평가 분위기와 맞물려 야권 일각에서 내년 20대 총선에서 야권 후보로 부산이나 김 전 대통령의 거제에 출마해야 한다는 'PK(부산·경남) 영입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YS의 아들'이라는 상징성을 발판으로 영남 지역내 민주화세력을 복원, 외연을 확장함으로써 1990년 3당 합당 이전의 '야도'(野都)를 회복해야 한다는 논리에 근거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부산시당위원장은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3당 합당 이전의 과거 민주개혁세력을 복원시켜낸다는 차원에서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앙당 일각에서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현철씨의 '총선 역할론'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 당에서는 지난 9월 '창당 6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가 주관한 60주년 기념식에 현철씨를 초대하는 방안도 추진했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 마련된 최민희 의원 부친상 빈소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현철씨 영입론과 관련, "아무래도 장례 중에 적절하지 않은 문답 같다"고 말을 아꼈다.

문민정부 시절 '소통령'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현철씨는 오랜 기간 권력의 부침을 경험한 끝에 2008년 당시 한나라당 산하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으로 임명되며 정계에 복귀했다. 2012년 총선에서는 아버지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출마를 시도했지만 공천에서 탈락하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서울 동작을 출마를 타진하기도 했다.

그는 실제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채 여러 가능성을 고민 중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야권 내에서는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반대론도 엇갈리고 있는데다 아직 현철씨의 정확한 의중은 확인되지 않고 있어 향배는 아직 미지수이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3형제 중에서는 막내 홍걸씨의 정치 입문설이 나오고 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고 잇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국민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동교동계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홍걸 씨의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 "홍걸 씨가 정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출마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아무 계획이 없고 결정된 것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반면 이미 각각 3선, 초선 국회의원을 지냈던 첫째 홍일씨와 홍업씨의 경우 정계 복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일씨는 지병 탓에 정치 활동이 쉽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홍업씨는 김대중 기념사업회 부이사장으로서 관련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는 지난 5월23일 노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면전에서 강도높게 비판, 일각에서는 정계진출 가능성 등이 제기됐으나 당시 건호씨는 "정치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는 입장을 주변에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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