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청주박물관 청련관에서 '마음의 길을 걷다'전

▲ 권명희 작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분주한 일상 속에 숨 고를 틈 없이 바쁘게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모든 것을 멈춘 채 그대로 가만히 내려놓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는 28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 청련관에서 열리는 ‘마음의 길을 걷다’전은 지친 삶에 여백을 느끼게 하는 전시다. 정처 없이 마음 밭에서 헤매일 때,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싶을 때 찾아가면 좋을 듯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명숙, 권명희, 서은경, 오영희씨 등 여류작가 4인의 작품이 선보인다. 자연과 일상의 평온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이들의 작품은 가만가만 마음의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기쁨을 선사한다.

8회의 개인전을 가졌던 고명숙씨는 그동안 자신의 작품에서 발견한 형식, 습관, 타성들을 내려 놓는다. 모든 거추장스러움을 뒤로 한 채 자유로운 시공간의 세계를 향해 환한 날개짓으로 날아오르며 자신의 작품과 하나가 되고자 한다.

서은경씨는 지난 봄부터 유리창 밖에 만들어 걸어두기 시작했던 헝겊 새를 선보인다. 유리창에 부딪히는 새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헝겊을 자르고 꿰매며 작은 부리와 날개를 만드는 작가의 마음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해진다.

권명희씨는 동물과 함께 문화를 공유한다는 의미로 스카프를 두른 반려견의 모습을 산수와 결합해 ‘천견합일’ 시리즈를 제작했다. 플레임 너머를 빤히 바라보는 개의 한없이 맑고 투명한 시선이 관객들의 마음을 동요시킨다.

오영희씨는 주로 캔버스에 수성 판화 물감으로 작업한다. 목판을 찍기도 하고 오브제로도 사용하며 회화적 자유로움과 판화의 의외성이 사물과 자연, 기억과 상상 속에 함께 하도록 한다. 그의 기억 속 이야기들이 보는 이를 미소 짓게 한다.

권명희씨는 “보는 분들이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마음 편히 즐기다 가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며 “개인의 소소한 생활의 작은 이야기들, 소중히 키워나가고 있는 삶의 스토리들을 풀어 놓았다”고 밝혔다.

문의=☏043-229-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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