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도 없고, 전현직 대통령부터 일반시민까지 조문 인파

▲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닷새간 3만6900명 빈소 조문…'화합·통합'의 조문 행렬

상도동계 옛 동지들 상주 역할…한국 현대정치 회고의 장

외교사절·재계도 추모…용팔이·셰프 등도 고인 회고

 

 "여야도 정적(政敵)도 없고, 구원(舊怨)도 사라지고 '통합과 화합'의 정신을 되살린 닷새간의 조문 행렬"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울대병원 빈소에는 닷새간 끝없는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6.25 전쟁 직전인 1950년 장택상 의원 비서관으로 정계에 첫발을 내디딘 고인의 인생 역정이 제1공화국에서 제6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한국 현대 정치사와 궤를 같이했다는 사실을 확인이라도 하듯 세대와 정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인물들이 빈소를 직접 찾아 영면을 기원했다.

특히 정·관계는 물론 재계 인사들과 주요 외교사절, 개인적 인연이 없는 일반 시민까지도 영정 앞에 헌화하며 서거를 슬퍼했다.

26일 유족 측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22일부터 영결식 당일인 이날 오전 11시까지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빈소를 찾은 조문객은 약 3만69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루 평균 약 7380명, 시간당 307명이 빈소를 직접 찾은 셈이다. 이날 오전에만 1200명이 조문했다.

14대 총선에서 고인이 직접 발탁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거 당일 직접 찾아 조문했고, '35년 악연'을 이어왔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영결식 전날인 25일 오후 빈소에서 고인의 명복을 기원했다.

한 평생 애증 관계였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도 빈소를 직접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으며,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도 현철씨와 손을 맞잡았다.

고인과 함께 이른바 '3김(金) 시대'를 풍미했던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서거 당일 휠체어를 탄 채 직접 빈소를 찾아 유족들과 함께 고인과의 옛 경험을 나누며 명목을 빌었다.

이른바 고인의 가신 그룹인 상도동계 인사들은 첫날부터 상주 역할을 맡아 유족 대표인 차남 현철씨와 함께 조문객들을 맞았다.

최측근이었던 최형우 전 내무장관은 몸이 불편한데도 한달음에 달려와 오열했고, 핵심 멤버였던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등도 내내 자리를 지켰다.

상도동계와 함께 한국 현대 정치사의 양대 축을 형성했던 동교동계의 좌장인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은 서거 이튿날 빈소에 조문한 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설치된 분향소를 지켰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독일 출장 일정을 축소하고 귀국하자마자 공항에서 빈소로 직행했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이종걸 원내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빈소에서는 잠시 여야를 잊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LG그룹 구본무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고,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와 추궈훙(邱國洪) 주한중국대사 등 외교사절도 애도를 표시했다.

일명 '용팔이 사건'으로 알려진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 사건의 주범 김용남 씨, 상도동 사저 요리사였던 이한규 씨 등 일반시민들의 조문도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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