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화인증기업 탐방 <17>-(주)뷰티화장품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뷰티화장품 생산부의 최경자씨는 지난 봄, 남편의 설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다. 아픈 남편을 홀로 병원에 둘 수 없었기에 애정 어린 직장을 포기해야만 했던 순간, 회사에서는 최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두 달이 넘는 가족돌봄휴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그는 온 힘을 다해 남편을 간호하고 현재 소중한 직장을 즐거운 마음으로 다니고 있다. 

충북 음성군 원남면에 위치한 뷰티화장품은 올해 가족친화인증을 신청하고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를 거쳐 최근 인증 받은 기업이다. 지난 2010년 법인 설립한 지 불과 만 5년 남짓한 이 회사가 연매출 200억 원이 넘는 지역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비결은 설립 초기부터 시행하고 있는 가족친화경영에 있었다. 
매일 아침 조회 때마다 뷰티화장품 직원들은 서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상대를 배려하고 사랑과 감사를 느끼게 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곳의 직원은 85명은 모두 정규직이다. 입사 후 첫 3개월은 수습기간으로 회사의 분위기를 익히게 한 뒤 원하는 경우 100%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직원 채용을 할 때는 남녀노소 제한이 없다. 생산직의 경우 50,60대 직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여성은 전 직원 중 70% 이상에 달한다. 전 직원 중 가장 연장자는 69세인 권재중(여)씨. 권씨는 책임감이 있고 지구력이 강해 40,50대 직원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업무 능력을 자랑한다. 화장품 제조업의 특성상 포장 작업 등 단순 노동 업무가 많아 고령의 근로자들에게도 무리가 없다. 
오한선 대표이사는 “연세가 있는 분들은 젊은 사람과 비교해 속도는 느릴지 몰라도 삶의 연륜이 있어 젊은 사람들은 따라올 수 없는 안정성을 갖고 있다”며 “진정 어머니의 마음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시기 때문에 일하는 데 있어 나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적도 개의치 않는다. 이곳에는 현재 필리핀, 중국 출신 이주여성 11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역시 정규직으로 주 5일 근무를 하고 있다. 
나성태 부사장은 “한국에 와서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살면 우리나라 사람이지 뭐 다를 게 있겠냐”며 “다들 한국말도 얼마나 잘 하시는지 모른다. 벽을 없애니 소통에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연근무제도로 출근 시간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어린 자녀를 둔 근로자들에게 특히 유용한 제도. 덕분에 마케팅부의 김윤환씨는 매일 아침마다 4살, 1살 된 아이들과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고 1시간 씩 늦게 출근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서울사무소는 스마트워크센터로 운영된다. 영업담당 사원들의 업무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외부 업무 추진 시 자율 출퇴근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회사 1층에 마련된 건의함 ‘보배의 소리’는 전 직원의 소통의 창구다. 직원들이 개선 사항이나 바라는 점을 적어 넣으면 임원들이 살펴보고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 9월 문을 연 로뎀하우스는 보배의 소리를 통해 직원들의 바람이 현실이 된 공간이다. 1층에는 식당, 2층에는 멀티샵을 갖추고 있다. 이곳 식당에서는 매일 7~8개의 반찬을 갖춘 푸짐한 식사를 제공한다. 인근 기업에까지 맛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멀티샵은 제품 홍보관 겸 카페로 활용된다.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며 무료로 차를 마실 수 있고 뷰티화장품의 제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을 위해 60~70% 할인된 특가로 제품을 제공한다. 여직원들의 부족한 휴식 공간을 보충하기 위해 10월에는 1층 여성휴게실을 대폭 확장했다. 최근에는 충주의료원과 협약을 맺고 직원과 가족들이 진료 시 20% 할인 혜택을 받도록 하고 있다. 
가족친화제도를 실시하면서 가장 먼저 변화한 것은 직원들의 표정이었다. 작업장 내에는 밝고 환한 웃음꽃이 피었고 서로 배려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됐다. 생산성이 20% 이상 향상했고 공정 과정에서의 불량률도 눈에 띄게 줄었다. 
오 대표는 “가족끼리 한데 뭉쳐 공동의 이익을 창출한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기에 늘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친화기업은 먼저 투자가 돼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눈에 보이는 효과가 금세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직원들을 사용자나 근로자의 개념이 아니라 함께 하는 동반자로 생각하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아라> 

㈜뷰티화장품은?
CGMP(우수 화장품 제조 기준) 설비를 갖추고 기초화장품 OEM&ODM, 하이드로겔 마스크팩, 셀룰로오스 마스크팩 등의 제조,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화장품 회사다. 특히 피부와 유사한 구조의 수용성 하이드로겔 마스크팩이 주력 상품이며 지난해 ‘Beauty 153’ 자체 브랜드를 출시하고 스킨, 로션, 세럼, 아이크림, 폼클렌징, 알로에젤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현재 국내 30여개 대리점 망을 갖추고 있으며 미국, 유럽, 일본, 동남아 등에 해외 수출을 함으로서 지속적으로 발전, 성장하고 있다. CCM(소비자 중심경영)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설정,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욕구 충족에 발맞춰 안전하고 새로운 컨셉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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