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회동서 합의기회 놓치고 끝내 손 못잡아…갈등 격화 우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29일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 제안을 거절하면서 두 사람은 이번에도 결국 손을 잡지 못했다.

특히 11일간의 장고 끝에 입을 연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의 사퇴가 불가피한 '혁신 전당대회'를 역제안함으로써 양측의 감정싸움은 극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전날 저녁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단독 회동하면서 극적 타협안이 도출될지 주목됐지만 두 사람은 결국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한 셈이 됐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회동에 대해 "문안박 체제가 가진 한계점에 대해서, 그리고 오늘 기자간담회의 대략적인 방향에 대해서 말씀드렸다"면서 "(문 대표는) 여러가지를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혁신을 둘러싼 두 사람의 '핑퐁게임'은 지난 9월 안 전 대표가 혁신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혁신은 실패했다"고 직격탄을 날린 뒤 끊이지 않는 양상이다.

한때 두 사람이 전격 회동, 혁신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면서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가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급기야 안 전 대표측에서 '중대결단설'이 나오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탈당론'까지 거론할 정도로 양측의 갈등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제안에 역제안을 거듭하는 양측의 치열한 기싸움을 두고 지난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 때의 '데자뷔' 같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양측의 감정의 골은 지난 대선 후보 단일화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뿌리가 깊어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당시 양측은 후보 등록 직전까지 단일화 룰을 두고 제안과 역제안을 거듭하며 대치한 끝에 결국 안 전 대표가 사퇴했으나 '아름다운 단일화'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사람이 새정치연합에서 '한솥밥'을 먹은 뒤로도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의 혁신위원장직이나 인재영입위원장직 제안을 고사하는 등 좀처럼 양측의 공동행보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

당내에서는 양측의 정치력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이석현 국회부의장이나 권노갑 상임고문 등 중진들은 평생의 정치 라이벌이었던 김대중(DJ)·김영삼(YS) 전 대통령도 대의를 위해 협력했다면서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측의 협력을 촉구한 바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예전 DJ·YS 시절에는 정치가 살아있었는데 지금은 정치가 없다. 정말 정치가 실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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