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미원중학교 수석교사)

▲ 김은숙(미원중학교 수석교사)

2016년도에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는 자유학기제는 충청북도교육청에서도 2015학년도 4개의 연구학교와 109개의 희망학교를 운영했다. 연구학교와 희망학교를 포함하면 충북전체 128개교 중 88.2%가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새롭게 도입되는 교육시스템에 대해 기대만이 아니라 우려가 여전하다. 이는 지필고사를 실시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기초학력의 저하에 대한 우려나 진로체험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자유학기제를 구체화하고 실행하기 위해 단위학교가 감당해야하는 학교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부담, 학생 참여와 배움 중심의 교실수업의 개선에 대한 부담이 큰 요소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새롭게 도입하는 교육정책은 근본 취지와 철학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하는 게 마땅할 것이며, 자유학기제 도입의 취지와 목적을 이해한다면 자유학기제가 과연 무엇에서 자유로운 학기인가를 생각하고 그 목적에 따른 교육과정과 교수학습 그리고 교육평가를 실행해야 할 것이다. 자유학기제가 아니더라도 이제 교실수업은 교사가 얼마나 잘 가르치느냐보다 학생들이 무엇을 어떻게 배우는가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교사는 학생들이 수업에 주체적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자기생각을 만들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학습 안내자의 역할을 잘 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2015학년도 나는 자유학기제 교과연구회에 함께 하며 교수학습과정안 개발에도 참여하고, 충청북도교육청 자유학기제 컨설팅지원단으로 자유학기제 관련 교사 및 학부모 대상의 강의 지원도 여러 차례 다녔지만, 2015학년도 교육활동의 큰 소득 중 하나는 자유학기제 교과지도교사로 참여한 일이다. 아니 우리 학교 1학년 자유학기제 전 교과가 참여하는 자유학기제 교과융합프로젝트학습을 추진한 일이다.
 학생들이 자기 생각을 만들고 표현하며 다양한 학습활동을 통해 창의적 문제해결능력과 의사소통 및 협업능력을 신장하는 교실에서의 학문적 배움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어찌 교실에서의 배움만 있겠는가? 우리 삶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느끼며 배우는 학습, 삶이 있는 배움을 실현하기에 자유학기제는 참으로 적절하고 요긴하다. 교실에서의 수업에서도 우리 삶과 사람의 다양한 철학과 향기를 깨달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찾아가서 만나고 경험하는 현장성이 주는 생생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배움이 된다.
 행복씨앗학교 미원중학교는 1학년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며 ‘존중·배움·협력’의 학교 가치를 실현하고, 삶이 있는 배움을 경험하기 위해 전 교과가 ‘우리 동네 미원’이라는 주제탐구학습을 추진하기로 하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주제중심 교과융합프로젝트학습을 운영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현장을 학생들이 발로 찾아다니며, 동네 분들의 삶의 이야기와 향기를 직접 체험하고 탐구하는 활동은 교실 수업과는 차별화된 뜻 깊은 배움이 되었다.
 모든 활동을 모둠별로 운영하며 면사무소, 파출소, 도서관 등 다양한 공공기관 탐방부터 초등학교 앞에서 교통지도하시는 분, 약사님, 사서선생님, 기타 강사, 햄버거집 및 분식집 사장님, 미용사, 마트에서 계산하는 분 등 우리 동네 곳곳의 다양한 분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배움을 정리했다. 미원 장터에서는 우리지역 농산물을 비롯하여 다양한 상품을 조사며 통계라는 수학적 배움을 경험하고, 거북이학교의 녹색살림살이 체험과 우리 동네의 생명숲 미동산수목원 체험 등 각 교과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했다.
 이렇게 한 학기동안 추진한 자유학기제 교과융합프로젝트학습의 결과물은 ‘아름다운 삶터 우리 동네 미원’이라는 신문으로 발간했다. 자유학기제 학습결과물을 신문으로 발간한 것은 활자화된 인쇄물을 통해 학생들이 경험한 삶이 있는 배움의 흔적을 눈으로 확인하고 성취감을 체험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애향심을 함양할 수 있었던 자유학기제 교과융합프로젝트학습의 결과물을 지역민과 공유하며 지역 속으로 한 발자국 더 들어가는 학교, 지역민과 소통하며 학교 및 교육활동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증진하는 교육으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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