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신용카드 단말기 설치…피감기관에 시집 팔아
노 의원 “오해소지 있어 반환조치”…당무감사원 감사 자청

▲ 새누리당 청주흥덕을당협위원회는 1일 오후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노영민 의원의 시집판매 논란과 관련,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청주 흥덕을) 의원이 출판사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하고 피감기관에 자신이 낸 시집을 판매해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은 1일 사법당국 수사 촉구와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으며, 노 의원의 최측근인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쓴 소리를 낸데 이어 원내대표도 당 차원의 조치를 검토하는 등 파장이 커지는 분위기다.

노 의원은 지난 10월 30일 청주 선프라자컨벤션센터에서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신의 시집 ‘하늘 아래 딱 한 송이’ 발간 기념 북 콘서트를 열었다.

이 시집은 지난 2007년 ‘바람 지나간 자리에 꽃이 핀다’를 출간한지 8년 만에 선보이는 것으로 전체 6장에 걸쳐 자연, 성장기, 가족, 여행 등을 소재로 한 72편의 시가 실렸다.

전체 8000권을 출간한 가운데 광물자원공사(200만원), 석탄공사(50만원)와 다른 공기업(100만원) 등이 카드결제 단말기를 통해 책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노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산업위원회 피감기관이다.

▲ 노영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이 지난 10월 30일 청주 선프라자컨벤션센터에서 시집 ‘하늘 아래 딱 한 송이’ 출간 관련 북 콘서트를 하고 있다.

 

 

 

 

 

 

 

 

 

노 의원은 출판기념회가 끝난 뒤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카드결제 단말기를 두고 공기업 한 곳에 책을 판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노 의원은 그동안 국회에서 출판기념회를 할 때 구매 편의를 위해 관례적으로 해온 방식이라는 주장이다.

노 의원은 입장자료를 내고 “동료의원들은 물론이고 피감기관에도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며 “피감기관이 혹시 알더라도 화환도 보내 못하게 했고 오지도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극히 일부 피감기관에서 관행적 수준의 도서구입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겠다 싶어 피감기관의 책 구입대금을 모두 반환하라고 지시했고 벌써 오래전에 반환조치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무실에서 출판사의 카드 단말기로 책을 구입한 기관이 딱 한 곳만 있었는데 이도 이미 오래전에 반환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노 의원은 당 당무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떳떳하게 조사에 응하고 문제가 있다면 당무감사원의 처분에 따르며 책임지겠다는 취지다.

문 대표는 이날 “국민의 눈높이 맞게 더 처신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아마 출판사의 단말기를 사용했다는 거고 기관에서 결제한 돈은 꽤 오래전에 돌려드렸다는 건데 어쨌든 그렇다 하더라도 의원들이 도덕성이나 윤리문제에 대해 더 각별하게 신경써야했다”며 “사실관계는 더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 차원의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어떤 법에 어떻게 위반되는지, 국회 윤리 문제와 어떻게 저촉이 되는지 우리가 서로 정한 스스로의 행동규약과 얼마나 어떻게 거리가 있는 것인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의원실에 카드 단말기까지 설치해 놓고 판매한 것과 관련 “잘 모르고 한 경우들이 꽤 있다고 보고를 받았다”며 “그런데 그것이 워낙 중진이고 상임위원장이기 때문에 주시해서 보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노 의원은 즉시 충북도민들께 석고대죄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성명을 내 “지역구 3선 의원이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인 노 의원의 이런 행위는 정치개혁을 다시금 후퇴시키는 행위”라며 “사법당국은 불법행위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 청주흥덕을당협위원회는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범을 보이고 정치개혁을 해야 할 3선 의원의 갑질행태를 규탄한다”며 “노 의원은 산자위원장 및 의원직을 즉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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