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체제 '안정속 세대교체'…윤부근·신종균엔 '큰그림' 맡겨

정칠희·고한승·한인규·성열우·정현호 사장 승진

4일께 후속 임원인사…퇴임 통보받은 임원 상당수 늘어난듯

 

(동양일보) 삼성은 1일 삼성전자 고동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IM(IT모바일)부문 무선사업부장에 내정하는 등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교체 여부가 관심을 끈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은 겸직하던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후배에게 물려주고 IM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으로 남았다.

이건희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사장)이 돼 삼성의 패션사업을 총괄한다.

통합 삼성물산은 이에 따라 기존 4인 대표체제에서 3인 대표(최치훈 건설부문 사장, 김신 상사부문 사장,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와 오너 1명 체제로 바뀌었다.

이서현 사장은 겸임하던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맡지 않는 대신 패션사업에 전념하게 된다. 글로벌 SPA(제조·판매일관형) 육성 등 패션사업을 전면에서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윤주화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대표이사)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옮겨갔다.

인사 규모는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총 15명으로 비교적 소폭이다. 지난해 승진자(3명), 규모(11명)보다 약간 늘었지만 일각에서 거론되던 대대적인 사장단 물갈이는 이뤄지지 않았다.

보험·증권·카드 등 금융계열사에서는 사장단 인사가 전혀 없었다.

사장단 규모는 대표 부사장 2명을 포함해 52명으로 지난해(53명)보다 1명 줄었다. 평균연령은 53.7세에서 54.8세로 약간 높아졌다.

사장 승진자는 대부분 1960년대생이다.

이번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전권을 갖고 실행에 옮긴 첫 번째 인사로 특징은 '안정 속 세대교체'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세트부문 주력사업부 리더를 교체해 제2도약을 위한 조직 분위기를 일신하고 무선·반도체 등 핵심제품 개발을 진두지휘한 인물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기술안목을 갖춘 경영자를 우대하는 인사원칙을 확인했다"고 인사배경을 밝혔다.

삼성전자 정칠희 부사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사장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부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호텔신라 한인규 부사장은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법무팀장인 성열우 부사장과 인사팀장인 정현호 부사장은 사장으로 동반 승진했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최지성 실장(부회장)-장충기 실차장(사장)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고 팀장 2명만 승진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삼성전자 차문중 고문은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은 각각 겸직하던 종합기술원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후배 경영진에 물려줬다.

후임 생활가전사업부장은 후속 인사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배경태 한국총괄, 김상학 생활가전 개발팀장, 박병대 생활가전 전략마케팅팀장 등 부사장급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은 "그간의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과 새로운 먹거리 발굴 등에 전념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오현·윤부근·신종균 대표 등 삼성전자 '3톱'은 겸직을 떼면서 미래성장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임무를 맡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사장과 신 사장은 여전히 기존 사업부를 휘하에 두기 때문에 가전 및 모바일 사업의 총괄책임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무선사업부장으로 발탁된 고동진 사장 내정자는 정보통신부문 유럽연구소장을 거쳐 무선사업부에서 상품기획·기술전략을 맡아 갤럭시 성공신화를 이끌어왔다.

삼성은 고 사장 내정자에 대해 "지난해 말부터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갤럭시 S6, 노트5 등 차별화된 플래그십 모델 개발을 선도했고 하드웨어·소프트웨어와 녹스(KNOX)·삼성페이 등 솔루션·서비스 개발에도 폭넓은 안목과 식견을 갖춰 무선사업의 제2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정칠희 사장 내정자는 반도체 개발의 외길을 걸어온 신화창조의 주역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고 고한승 사장 내정자는 불모지에서 바이오 사업 개발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고한승 사장 내정자는 1963년생으로 사장단 중 오너가를 제외하면 최연소다. 고 내정자 발탁은 이 부회장이 신동력인 바이오사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인규 사장 내정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진출,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권 획득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조수인 삼성메디슨 대표가 겸직하던 삼성전자 CE부문 의료기기사업부장에는 삼성SDS 전동수 사장이 옮겨갔다. 삼성SDS 사장으로는 정유성 삼성경제연구소 상담역이 내정됐다.

전 사장은 세트·부품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먹거리인 의료기기사업의 혁신을 주도하게 됐다. 인사팀장 출신인 정 사장은 SDS의 인적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게 된다.

이밖에 삼성전자 홍원표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은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으로 이동했다.

삼성은 오는 4일께 부사장 이하 후속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내주 중 주요 계열사 조직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임원 인사를 앞두고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주력 계열사에서 퇴임 통보를 받은 임원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삼성 주변에서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부사장·전무를 포함한 30여명의 임원이 퇴임 통보를 받았다는 설이 나돌았으나 삼성 측은 "인사 발표 이전에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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