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지

천년 단청 단아한

산사 처마 끝 선에 매달려

사바 중생 영겁의 업보 달래는

그윽한 저 울림

자비 다한 불타의 독경일레라

 

이름 모를 산새 귀 기울이다 막 떠난 자리엔

흐드러진 산 벚꽃 수줍은 자태

눈부시게 피어나고

산객의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조차

스치는 실바람에 정겹다.

 

끊겼다간 이어지는

고요 닮은 저 소리.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