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제(충북도농업기술원장)

▲ 차선제(충북도농업기술원장)

시간 흐름이 참 빠르다. 다 같은 나날들 일 텐데 요즈음은 월, 토로 간다. 지난여름 삼복더위에 취임(8월 24일)해 서설이 내리는 겨울 문턱을 넘으니 벌써 100일이 지나고 있다.
한해를 마무리 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런데 1979년 첫 발령을 받고 일선에서 첫 업무를 시작할 때와 같은 마음이 자꾸 드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다만 그때와 분명히 다르게 느끼고 있는 것은 어떤 일이든 내 의지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나의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많은 관계자들이 밀고 당기며, 함께 만들고 공유하면서 한 뜻이 돼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초여름 풋과일만큼 알았다고나 할까?
취임 당시 △현장중심 희망농업·융합농업 연구·지도사업 전개 △공격적인 수출농업 육성 △유기농특화도 조기 달성 △충북농업 미래를 위한 농업 6차산업화 △농업인교육의 일원화 △공직자로서의 동반자적 관계 형성 △소통의 조직문화 조성을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해야 할 7대 목표로 정했다.
그러나 이것은 누가 그냥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한배를 타고 있는 우리가 공통의 가치로 인식하고 함께 참여할 때 비로소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이 자리를 물려주고 가신 선배 공무원들이 얼마나 고심하고, 열심히 노력하여 지금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새삼 감회가 새롭다. 농업기술원 직원 모두는 이런 결과를 더 발전할 수 있는 토대로 이끌어 지금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종자 주권 확보와 농업경쟁력 선점을 위해 벼, 포도, 마늘, 도라지, 장미, 버섯 등 11품종 41건의 신품종과 유산균발효 빵 제조방법 등 33건의 신기술을 출원 및 등록했다. 이들 중 52건을 도·내외 농업인 및 관련 업체와 통상실시 계약을 체결, 기술을 이전해 경영비 절감과 수입대체 효과를 얻고 있으며, 전체 1억8400만원의 수입을 올려 세수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최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위해 고품질 쌀 단지 495ha, 사과, 배 등 탑프루트단지 1123ha, 수박 등 탑과채단지 51ha를 조성해 품질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도내 친환경농업을 위해 매년 유용미생물 1850톤을 4만5000여 농가에 공급해 유기농업 기반조성에 힘쓰고, 2015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에서 연구성과 홍보관을 설치, 유기농업을 알리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해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한편 올해 하반기부터 충북도자치연수원의 농업인 교육기능을 농업기술원으로 일원화했으며, 농업인 학습단체와 강소농, 새해농업인실용교육, 충북농업인대학, 귀농․귀촌인 등 매년 2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전문 농업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6년에는 지속 가능한 성장 산업으로 돈 벌 수 있는 농업을 위해 ‘세계와 경쟁하는 충북 창조농업 실현’을 비전으로 하고 △식량작물 선도 우수품종 육성 △원예작물 안정생산 및 기후변화 대응 기술개발 △농업 환경변화 대응 및 지역특화 산업화 △신기술 현장 적용 확대로 충북농업 경쟁력 제고 △농촌자원 가치창출로 활기찬 농촌생활 실현 △창조농업 실현 글로벌 농업인 양성 등 6대 전략으로 세부 이행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생활 속 사물들에 감지기를 부착, 인간의 조작 없이 정보를 주고받는 사물 인터넷시대에 있고, 3D 프린터는 인간의 장기까지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고 보면 머지않은 장래에 식량도 3D 프린터로 제조하는 시대가 도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자연 속에서 태양과 물과 바람이 만들어 내는 농산물이, 충북도가 지향하는 유기농특산물이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은 누구나 공감하는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취임 100일을 맞는 소회로 충북농업기술원 모든 가족들과 함께 농업인에게 희망을 주는 창조농업 실현으로 농산업 발전과 도가 지향하는 유기농 특화도 목표 달성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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