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예산삭감 비판한 김병우 교육감 SNS글 '발끈'
윤홍창 위원장 “교원인건비 부족 어불성설…펑크나면 의원직 사퇴”

▲ 윤홍창(왼쪽) 충북도의회 교육위원장과 정영수 부위원장이 9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도 예산안 삭감을 비판한 김병우 도교육감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도의회와 도교육청이 내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윤홍창 도의회 교육위원장은 9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병우 교육감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도의회를 상식도 없는 기관으로 매도했다”며 “교육감의 이런 발언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발끈하고 나섰다.

김 교육감은 지난 5일 교육위가 내년도 도교육청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542억7000만원이나 깎은 것과 관련,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용예산 안에서 쥐어짜다가 되지 않으니 마침내 경직성 경비에까지 손을 대 교원 인건비와 유치원 누리과정을 뭉텅 잘라냈다. 교육청 본연의 소중한 교육 사업들이 온통 누더기가 됐다”고 탄식했다.

이어 “이렇게 덜어낸 예산을 정부가 떠넘긴 어린이집 예산으로 돌리라는 것이냐. 선생님들 급료를 깎아 어린이집 보육비를 대신 내주라는 것이냐. 교육위원들의 크신 뜻이 무엇인지 털끝 하나 따라잡기 어렵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 윤 위원장은 “교원 인건비 200억원 삭감은 매해 수백억씩 남아 불용처리 되는 것을 삭감한 것”이라며 “이를 두고 교사의 급여를 삭감했다고 하는 것은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교육청의 교원 인건비는 2013년 6755억원, 2014년 6821억원, 2015년 6870억원이었으며 해마다 일정액이 남아 불용 처리됐고 지난해의 불용액은 540억원 이었다.

이를 근거로 삼으면 내년도 본예산으로 도교육청이 요구한 인건비 7565억원 가운데 200억원을 삭감한 7365억원은 절대로 부족한 예산이 아니라는 것이 윤 위원장의 설명이다.

윤 위원장은 “만약 내년 말 교원 인건비 부족 사태가 벌어진다면 책임지고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반대로 예산이 남는다면 교육감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비비와 관련해서도 “도교육청이 법에서 정한 최대치를 적용하고, 여기에 재난구호기금을 더해 2014년 40억원, 2015년 80억원에서 내년도에는 상상을 뛰어넘는 274억원의 예비비 승인을 요청했다”며 “도무지 재정난을 겪는 기관의 자세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교육위는 과다 계상된 예산과 매년 불용처리된 예산을 깎은 것이지 경직성 예산에 손을 댄 적이 없다”며 “이제라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해 보육인과 학부모, 도민의 큰 걱정거리를 해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교육위는 지난 4일 도교육청이 제출한 내년도 유치원 누리과정 사업비 459억원 가운데 297억원을 삭감하고, 이를 어린이집 누리과정 사업비로 돌릴 것을 요구했다.

교육위는 정부가 학교시설 개선비 명목으로 충북에 지원하는 120억원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삭감액, 예비비 등을 더하면 어린이집 누리과정도 운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위의 압박에도 도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 과정은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할 보육 사업”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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