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현재의 연 1.5% 수준에서 6개월째 동결됐다.

한은은 10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작년 8월과 10월, 올 3월과 6월에 각 0.25%포인트씩 총 1%포인트가 인하되고서 6개월째 연 1.5% 수준에 머물게 됐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국내 경기가 내수를 중심으로 미미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이 다음 주 금리 인상에 착수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3%로 집계돼 5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투입과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로 소비가 늘어나고 부동산 경기가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한은은 금통위 결정 직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내수가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갔으나 경제주체들의 심리 개선이 미흡한 가운데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5∼16일(현지시간)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로(0) 수준인 연방기금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이 확실시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한은이 국내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여 만에 미국 통화정책의 큰 흐름이 바뀌는 대형사건으로, 신흥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어 한은 입장에선 그 여파를 지켜봐야 한다.

한은은 경기회복세가 아직 미진한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같은 대외 변수로 국내 금융시장이 충격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저금리 영향으로 가계부채가 1200조원에 육박하는 등 급증세를 보이는 데다가 기업 구조조정 지연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경기회복이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국내외 경기여건을 주시하면서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한은이 금리정책을 활용해 국내 경기부양이나 자금 유출입을 조절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면서 "적어도 앞으로 12개월간은 정책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및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 경제상황 변화 등 해외 위험요인, 자본유출입 동향, 가계부채의 증가세 등을 면밀히 점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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