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싶다" 한의사 꿈 키워

(동양일보) "큰 상을 받게 돼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뿌듯합니다."

17회 가천길재단 심청효행상 대상의 영예를 안게 된 김명은(19·충남 계룡고)양은 수상을 앞두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장녀인 김양은 시각장애 1급인 아버지(46)와 간경화를 앓는 어머니(46)를 모시고 남동생과 살고 있다.

몸이 약한 어머니 대신 집안일을 도맡은 김양이지만 중학교 시절 수차례 장학금을 받았다. 고등학교에는 수석으로 입학했다.

김양은 수능을 앞둔 고2 여름방학 때 어머니에게 특별한 선물을 했다.

5년간 학비를 아껴 모은 600만원을 들고 어머니가 꿈에 그리던 스페인 산티아고 성지순례길로 함께 떠난 것이다. 학교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른 한달간의 순례길이었다.

김양은 오랜 질환으로 쉽게 피로를 느끼는 어머니의 손을 꼭 붙잡고 하루 6∼7시간을 내리 걸었다. 800km의 순례길을 걷는 동안 통역과 숙식 해결 등은 모두 김양의 몫이었다.

스페인에 가기 전 매일 30분씩 영어 회화 라디오를 들으며 공부했다는 김양은 "늘 성지순례를 가고 싶어하셨던 어머니의 소원을 이뤄드려 기뻤다"며 "몸은 힘들었지만 어머니와 함께 보낸 한달은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원광대 한의예과 수시 모집에 합격한 김양은 어릴 적부터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며 밝게 웃었다.

김양은 초등학생 때부터 안마사인 아버지가 아픈 환자들을 지압하고 안마하는 광경을 보며 자랐다.

평소 한의학에도 관심이 많았던 아버지는 김양과 산책을 나설 때마다 늘 자신이 알고 있는 한의학 지식을 알려주며 이야기를 나눴다.

"누구든 아버지의 안마를 받고 나오면 표정이 밝았어요. 저 역시도 남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해줄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습니다.“

김양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가 받은 간 경화 판정도 한의사를 향한 꿈을 부채질했다.

김양의 어머니는 "명은이는 자기가 힘들어도 전혀 힘든 내색을 안 하는 딸"이라며 "늘 엄마로서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울먹였다.

김양은 상장과 함께 10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김양은 "과분한 상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겠다"며 "남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의료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17회 심청효행대상 시상식은 18일 오후 7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열린다.

▲ 제17회 가천문화재단 심청효행상 대상 수상자 김명은(19·충남 계룡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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