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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 뿔난 사회<지영수>
데스크 칼럼 - 뿔난 사회<지영수>
  • 지영수 기자
  • 승인 2015.12.13 2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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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수(편집국 취재부 부국장)
▲ 지영수(편집국 취재부 부국장)

충북사회가 온통 뿔났다.
최근 충북도의회가 전례 없는 대규모 삭감을 하면서 교육계는 교육계대로, 시민·사회단체는 또 그들 나름대로, 예산을 집행하는 도청과 교육청대로, 도의회 여·야는 여·야대로 서로 얼굴을 붉히며 연일 성난 표정이다.
남 얘기엔 귀 막고 자기 목소리만 높이며 서로에게 격분하고 있다.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지난 11일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사흘째 파행을 이어갔다.
도의회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충북도의 내년도 예산을 대폭 삭감한데 반발, 이시종 지사와 같은 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수정된 예산안이 의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예결위원장석을 점거한데 따른 것이다.
교육위원회를 제외한 도의회 상임위가 삭감한 충북도의 내년도 예산안은 총 예산 4조247억원 가운데 120개 항목 416억9000여만원이다. 사상 최대 삭감 규모다.
새정치연합은 이 가운데 청주 무예마스터십 개최비 16억원, 영동~단양 종단열차 운행 손실보상금 16억원, 공공기관 지원 부지매입비 20억5000만원, 항공산업지원센터 운영비 2억원, 일부 문화·예술·시민단체 지원 예산의 부활을 도의회에 요구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비만 원상 복구하겠다는 입장을 정하자 새정치연합이 반발, 예결위원장석 점거에 나섰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새누리당이 독단적으로 무려 120개의 사업을 삭감했다”며 “전형적인 발목잡기”라고 목소리를 키웠다.
예산 삭감을 주도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전시·선심성 예산이나 부당한 사업을 줄였다고 입을 모았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도의회와 도교육청의 갈등도 점입가경이다.
도의회 예결위는 지난 10일에 이어 11일에도 도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보류하고 말았다. 도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반영된 수정 예산안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도의회는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유치원과 동등하게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도 세우라고 교육청을 압박해 왔다.
하지만 김병우 교육감은 “어린이집 보육료는 정부가 지원해야 할 몫”이라는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예결특위가 14일을 심사 재개일로 예고했지만 도교육청이 도의회의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교육위는 도교육청 내년도 예산을 심사해 유치원 누리과정 297억원을 포함해 43건 545억3000만원을 삭감했다.
김 교육감은 “가용예산 안에서 쥐어짜다가 되지 않으니 마침내 경직성 경비까지 손을 대 교원인건비와 유치원 누리과정을 뭉텅 잘라냈다”며 “교육청 본연의 소중한 교육 사업들이 온통 누더기가 됐다”고 탄식했다.
예결위의 예산안 의결 기한은 344회 정례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21일까지다. 이때까지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고 새해가 되기 전 임시회가 열리지 않는다면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사상 초유의 ‘준예산’ 체제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준예산은 예산안이 법정기간 안에 처리되지 못한 경우 전 회계연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잠정예산으로 인건비나 시설 운영비 등 필수 경비와 법정 경비, 계속 사업비만 지출할 수 있다.
지금처럼 상대방을 바꾸려고만 들면 이 사회는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병들게 된다. 이념논쟁과 정쟁, 밥그릇 차지를 위해 화를 내고 분노하느라 본질을 놓치는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는지 뒤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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