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헌부

노른자위 둥근 달이

고명처럼 떠오르는 추석에

챙겨준 들기름 한 병

 

풋나물 겉절이와 시래기 강된장을

양푼에 가득 담고

뜨거운 보리밥 뒤적일 때

한 방울이 아쉽던 기름내

 

가물어 메마른 냇물이

해 떨어지면 젖어 내리듯

그리운 고소한 냄새

 

이제는 산마루에 누워

아련한 웃음소리 들릴락 말락

나직한 목소리에 눈을 감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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