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정

솜털 보송하게

부풀던 수줍은 날 동여매던

그 은밀한 띠

 

훅 끼치는 지열

버겁게 삼킬 때마다 영글던

알알은

어찌되었는지

 

염천에 끌어안고

애면글면 키운

움푹한 자리 훤히 다 내놓고

 

이제는 숨기고 싶은 일도

부끄러운 일도

그냥 괜찮다는데

 

낡은 브래지어

속 헤집는 바람

제풀에

스산하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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