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직하게(O)/나즉하게(X)

어머니와 형이 불 끈 방에 누운 채 무슨 얘기인가를 나직하게(?)/나즉하게(?) 주고받고 있었다. ≪이문열, 변경≫

 

감성적인 내용이 담긴 노래를 들을 때, 듣기 좋을 정도로 꽤 낮은 소리를 사용하여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의 목소리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노래를 부르거나 이야기를 할 때 ‘꽤 낮은 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보고, ‘목소리가 나즉하다.’라고 표현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나즉하다’는 ‘나직하다’로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표준어 규정 17항은 ‘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 그 의미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 중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그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직하다’가 ‘나즉하다’에 비해 널리 쓰이므로 ‘나즉하다’를 버리고 ‘나직하다’를 표준어로 삼은 것이다.

이처럼 ‘나직하다’는 약간의 발음 차이로 쓰이는 두 형태 또는 그 이상의 형태들에서 더 일반적으로 쓰이는 형태 하나만을 표준어로 삼은 것으로 표준어 규정에 의거하여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훤히(O)/훤이(X)

우리는 평소 멀리 있는 경치를 감상하고자 할 때, 앞이 탁 트여 매우 넓고 시원스럽다는 뜻으로 ‘멀리까지 훤이 보이는 구나!’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러나 위의 문장에서 사용된 부사 ‘훤이’는 ‘훤히’로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한글 맞춤법 제51항은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음과 모음 사이 또는 유성 자음(유음, 비음)과 모음 사이에서는 ‘ㅎ’이 약하게 발음되므로 [이]와 [히]의 발음을 구별하기가 어려워 ‘고이, 헛되이, 일일이’ 등을 ‘고히, 헛되히, 일일히’로 잘못 적기 쉽다.

따라서 ‘-이’와 ‘-히’의 구별에 대해 별도로 한글 맞춤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이를 참고하여 ‘이’로만 나는 것과 ‘히’로만 나는 것을 구별하여 올바르게 표현해야 한다. 즉 위의 예문은 “제주도 앞바다가 한눈에 ‘훤히’ 내려보였다.”라고 해야 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