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드라마 KBS1 ‘장영실’

 

노비서 과학자까지의 일대기
성취 단절된 시기 사건 추적
송일국·김상경·박선영 등 주연
1월 2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조선을 설계한 혁명가(정도전)와 조선 최고 경세가(류성룡)를 되살려냈던 KBS 대하사극이 새해에는 조선 최고 과학자 이야기를 선보인다. 
2014년 ‘정도전’과 2015년 ‘징비록’을 잇는 새 사극 주인공은 세종 때 활동했던 장영실이다. 
1월 2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되는 KBS 1TV ‘장영실’은 “별에 미친 조선의 노비”가 어떻게 임금 곁에서 조선 과학사를 새로 쓰는 위대한 업적을 남기게 됐는지를 쫓아간다. 
장영실은 조선 전기를 배경으로 한 TV 사극에 간간이 등장했으나, 주인공 캐릭터로 기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영실은 태어난 해와 사망한 해가 모두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업적에 비해 알려진 개인사가 많지 않다.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영조 PD는 장영실 삶을 극화하는 작업이 어려웠지만 재미도 컸다고 밝혔다. 
“세종 때 과학수준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발달했던 것은 물론이고, 장영실뿐 아니라 이천과 이순지, 정인지 등 당대 많은 과학자가 함께 훌륭한 업적을 쌓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과학적 성취가 단절됐어요. 그 안에 미스터리가 있어서 그걸 추적하는 작업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김 PD는 “장영실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이제야 나오게 된 것은 그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과정이 너무 벅차고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제작자 입장에서는) 어렵지만 의미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영실’은 과학 사극인만큼, 당대 과학적 성취를 수박 겉핥기식이 아니라 알차게 다룰 예정이다. 
제작진은 별과 태양 운행에서 비롯된 시간의 비밀을 짚어보면서, 명(明)의 시간이 아닌 조선의 시간을 담은 기구인 자격루(물시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컴퓨터그래픽(CG) 등을 통해 생생하게 담아낸다는 계획이다. 
노비 출신인 주인공이 불굴의 노력 끝에 종3품에 이르고, 당대 다른 과학자들과 우정을 나누는 과정도 감동적인 휴먼드라마로 되살아난다. 
‘삼둥이 아빠’로 인기를 끈 송일국이 타이틀롤을 맡았다. 송일국의 TV 드라마 복귀는 종합편성채널 JTBC ‘발효가족’ 이후 4년 만이다. 말쑥한 차림의 송일국은 이날 카메라 앞에서 상당히 긴장한 모습이었다. 
송일국은 “오랜만에 출연한 사극이라 각오가 남다르고 마음가짐만큼은 신인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소감을 밝힌 것을 제외하고는 카메라 앞에서는 좀처럼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김영철과 김상경은 KBS 2TV ‘대왕 세종’(2008)에 이어 다시 태종과 세종으로 발탁됐다. 
김영철은 장영실을 발탁한 군주를, 김상경은 아버지와 다른 통치철학으로 고뇌하는 성군을 연기할 예정이다. 
김상경은 “한 역할에 갇힐 수도 있어서 고민했지만, 그런 걸 떠나서 제가 이 역을 맡아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다”면서 “전작에서는 정치나 한글 창제 과정을 주로 다뤘는데 이번에는 과학인 만큼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선영은 태종 딸이자, 세종보다 두 살 많은 누이 소현옹주 역으로 등장한다. 장영실 첫사랑이자 그의 비범한 재능을 누구보다 빨리 간파하는 캐릭터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