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자

동짓날

기별도 없이 배달된 K시인의 택배

 

두 볼이 미어지도록 빨갛게 부풀어 오른

 

누르면

터질 것 같은

홍시 가득 담겨 있다

 

몇 날 며칠이고 된서리 얻어맞고

떫은맛 가시기를 기다려본 적 있는가

비로소 툭 터져 쏟아질 단내 흠씬 품었는가

 

그 흔한 쪽지 한 장, 메모 한 줄 없어도

 

빛바랜 푸르른 날 붉디붉게 물들이던

 

쉰 두 살

그녀가 묻고 있다

떫어도 한 세상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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