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배럴당 20달러대로 추락할 것인가, 아니면 60달러대로 반등할 것인가.

작년 하반기에 예상치 못했던 국제유가 급락 여파로 2015년 경제성장 전망이 크게 빗나가 망신을 당한 한국은행이 새해 유가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제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 전망이 올해 배럴당 20달러에서 60달러선에 걸쳐 있을 정도로 갈피 잡기가 어려워 2016년 경제전망을 어떻게 할지 난처한 입장에 놓인 것이다.

한국은행은 작년 1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2015년 원유도입 단가(기간평균)를 배럴당 67달러로 전제해 작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4%로 내다봤다.

2016년에는 원유도입 단가가 78달러로 오르는 것을 전제로 성장률이 3.7%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유가는 한은의 예측과는 너무나 동떨어지게 움직였다.

한은은 작년 4월 수정전망에서 2015년 원유도입 단가를 배럴당 58달러로 낮췄다가 7월 61달러로 올린 뒤 10월에 다시 55달러로 낮추는 등 수시로 재조정했다.

그럼에도 실제 국제유가는 추가 급락세를 이어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배럴당 32.74달러까지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6.60달러,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36.46달러로 마감됐다.

한은이 작년 우리나라 경제성장 전망치를 산출할 때 전제로 삼았던 국제유가 예상치에서 한참 벗어난 가격대로 끝난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한은의 성장률 전망에 상당한 오차를 만들었다.

결국 한은은 작년 성장률 전망치로 연초에 3.4%를 제시했다가 지난해 10월엔 2.7%까지 0.7%포인트나 낮췄다.'


이에 대해 작년 12월 10일 열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금통위원은 "10월 경제 전망 때 배럴당 원유도입 단가를 2015년 55달러로 전제했으나 최근 국제유가가 30달러대까지 급락했다"며 "국제유가 전망 때 간과한 것이 무엇인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금통위원도 국제유가의 변동 배경과 향후 경로를 더욱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국제유가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수급 외에 산유국의 지정학적 요인 등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미국 경제지표 전망에서 예상을 가장 벗어난 것이 유가라고 지적했다.

작년 1월 월스트리트저널이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연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6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유가는 절반 수준인 30달러대에 머물렀다.'


경제지표를 예측할 때 기본적으로 고려하는 요소인 국제유가 전망이 새해에는 그 어느 해보다 들쑥날쑥하게 나오자 한은은 물론이고 다른 경제연구소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유가 전망치는 전망기관별로 배럴당 60달러선에서 20달러대까지 폭이 너무 넓어 사실상 전망치로서의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CNBC 보도에 따르면 미국 맥그로힐파이낸스의 존 킹스턴 사장은 올해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질 것이라며 올 1분기 원유 수요가 작년 4분기보다 줄어 역사적 저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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