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충북도내 상당수의 기업들은 ‘여성인력 없이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경력단절 여성들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가로막는 연령 장벽 역시 점차 무너지는 추세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사)일하는공동체가 지난해 10~11월 충북도내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5년 여성가족부 공동협력사업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만들기 프로젝트-여성친화 기업문화 컨설팅’을 실시한 결과 밝혀졌다. 충북광역여성새로일하기센터장과 취업컨설턴트들이 직접 충북도내 30개 기업을 방문, 지역 내 여성인력 수급의 현실적인 상황과 여성인력 신규채용 및 직장적응 지원을 위한 기업의 활동 등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다.

이번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인력 없이 기업운영이 가능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기업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여성인력이 갖고 있는 특성과 남성인력이 갖고 있는 특성을 골고루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반면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을 우려해 기업 입장에서 여성인력에 과감하게 투자하지 못하는 한계점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여성인력은 한 직무에 꼼꼼하고 세밀하게 처리하는 능력을 가진 반면 빠른 변화나 전략적 대응에서 어려움을 느껴 조직의 필요에 따라 과감하게 대처할 수 있는 남성 인력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었다.

인터뷰에 참여한 기업의 경우 근로자가 특정 연령대 보다 20~50대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었다. 충북지역의 경우 인력규모가 적은 상황에서 특정 연령대로는 구인을 해결할 수 없어 점차적으로 연령 폭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관계자는 “기업체의 인력수급이 어렵다보니 연령으로 인한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정 기술수준을 요구하는 직무가 아닌 상황에서 경력단절 여성들이 걱정하는 연령장벽은 점차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에서는 직업경험 자체가 부족한 것보다 이직이 잦은 구직자를 더 기피하는 경향이 많았다”고 밝혔다.

인력 수급에 있어 식품제조업의 경우 업무강도가 높아 정착률이 낮은 경향을 보였으며 제약, 기계 등 직종의 경우 상대적으로 채용 후 고용유지가 높은 기업군으로 나타났다.

‘기업 차원에서 여성인력만을 위한 별도의 고용유지 방안을 갖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기업 관계자 간의 입장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성인력의 비중이 높거나 이미 인력구조가 안정적인 사업장의 경우 여성인력만을 위한 별도의 방안을 갖는 것이 남성에 대한 차별이라고 인식하는 의견이 있었다. 반면 여성인력이 다수거나 신규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경우 여성근로자를 고려한 감성적인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

기업들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원하는 내용으로 △보육시설의 확충과 보육시설의 신뢰성 회복 △장시간 근로문화 개선과 근무시간 줄이기(7시간) △교육기회가 부족한 기초지자체 교육인프라 구축 △출퇴근 지원을 위한 통근버스나 기업간 공동셔틀버스 운행 △외부인력 유입을 위한 다양한 홍보 활동 등을 제안했다.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관계자는 “이번 인터뷰 과정에서 제안된 여러 요구나 프로그램은 예산과 인력의 문제로 인해 개별 새로일하기센터 보다 광역지자체 차원에서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이 지역 내 파급력을 높이고 변화를 견인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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