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순

또박또박 단정한

초록 고무신

발걸음 소리

 

매끄러운 항아리

우리들의 둥근 언덕에

푸른 길 내며 걸어온다

 

먼 시간 속에서

어머니, 장독대 품으로 쏟아지던

해밝은 꽃별 가슴에 달고

긴 치맛자락 살며시 들어

맵시 있게 부여잡고

 

바람이 방그르르 도는

물가, 돌멩이 쉼터에서

더운 발 적시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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