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론[망논(O)/막논(X)]

사람들은 누구나 잘못을 한 경우라도 처벌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많은 이유와 변명을 늘어놓으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저것 따지고 가려 말하지 않고 정리하여 말할 때, ‘~을 막론하고’와 같은 표현을 자주 쓰며 [막논]과 같이 발음한다. 그러나 이는 [망논]으로 발음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이는 표준 발음법 19항 “받침 ‘ㅁ, ㅇ’ 뒤에 연결되는 ‘ㄹ’은 [ㄴ]으로 발음한다”라고 규정하고 ‘붙임’에서 “받침 ‘ㄱ, ㅂ’ 뒤에 연결되는 ‘ㄹ’도 [ㄴ]으로 발음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에 따라 ‘막론’은 받침 ‘ㄱ’ 뒤에 ‘ㄹ’이 연결된 경우로 [ㄴ]으로 발음되는데, 그 [ㄴ] 때문에 ‘ㄱ, ㅂ’은 다시 [ㅇ, ㅁ]으로 역행 동화되어 발음되는 것이다.

 

가무잡잡한(O)/가마잡잡한(X)

평소 다른 사람에 비해 얼굴 빛깔이 유난히 검은 사람들을 보고 ‘얼굴이 참 가마잡잡하구나’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가마잡잡하다’는 ‘가무잡잡하다’로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표준어 규정 17항은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 그 의미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중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그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약간의 발음 차이로 쓰이는 두 형태 또는 그 이상의 형태들에서 더 일반적으로 쓰이는 형태 하나만을 표준어로 삼은 것이다. 즉 ‘가마잡잡하다’를 버리고 ‘가무잡잡하다’만을 표준어로 규정한 것이다.

피부색을 이야기 할 때, ‘약간 짙게 가무스름하다’라고 표현할 때에는 이와 같은 규정에 유의하여 ‘가무잡잡한 피부색’으로 올바르게 써야 한다. 따라서 위의 예문도 “지호는 가무잡잡한 얼굴이 아주 매력적이다.”라고 표현해야 한다. <청주대 국어문화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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