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인물 – 김경식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

▲ <사진/최지현>

“현 정부가 문화융성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자 정책을 추진하는 시점에서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게 돼 책임감이 큽니다. 한편으로는 충북문화예술 발전에 제 미력한 힘이나마 보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김경식(57·사진) 청주대 영화학과 교수가 최근 도내 문화예술인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며 3대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취임 직후 만난 그는 도내 11개 시·군의 클러스터화, 사이버 갤러리 등 충북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계획들을 밀물처럼 풀어냈다. 그 안에는 우암산을 오르고 무심천에서 멱을 감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충청도 촌놈’이 지닌 충북 문화예술에 대한 깊고 진한 애정이 단단히 자리 박고 있었다.

청주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하며 본격적으로 영화판에 뛰어든 김 대표는 1984년 극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 조연출을 시작으로 1888년 SF영화 ‘스파크맨’으로 감독 데뷔했으며 2014년 다큐멘터리 영화 ‘바세코의 아이들’을 선보였다. 영화산업 분야의 불모지인 충북에서 한국영화인협회 충북지회를 발족하고 충북영상산업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지역 영상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청주가 영상콘텐츠 제작의 메카로 떠오르도록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 11일 충북문화재단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가진 그는 ‘충북의 경쟁력 문화예술로 키워가겠습니다’를 문화재단의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그는 충북경제 4% 실현에 문화예술이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지금까지 충북문화재단이 설립 초기의 기반을 닦는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한 단계 크게 뛰어오르는 도약의 해로 만든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먼저 단양에서 영동까지, 영동에서 단양까지 문화예술로 충북을 하나로 잇는 클러스터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양부터 영동까지 하나의 클러스터로 연결해 30분 단위로 스토리텔링이 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우리 지역에 뿌리를 박고 있는 문화예술 자원들과 관광 산업을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 것입니다. 관광객들이 충북을 찾아 관광지를 둘러보고 예술인들을 만나고 역사를 배우고 식사를 하고 농산물까지 구입할 수 있도록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컨텐츠 안에 집어넣을 겁니다.”

이를 위한 일환으로 문화예술인들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사이버 갤러리’를 만든다는 계획안도 내놓았다. 충북 미술인들의 작품, 프로필을 수록한 웹사이트를 열어 전 세계에 충북 미술인들을 알리고 작품 판매의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저에게 예총과 민예총의 화합을 어떻게 이루게 할 것인지 묻는 분들이 있는데 예술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에요. 예총이고 민예총이고 본질은 같아요. 충북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거죠. 단지 성향이 다른 거에요. 예총은 인적 자원이 풍부하고 민예총은 기획력이 뛰어납니다. 이 장점을 더해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거에요. 이 사이버 갤러리 안에 예총, 민예총의 많은 분들이 들어오도록 해 공동 전시도 열도록 할 겁니다.”

그는 이미 2009년 청주대 산학협력단과 청주시가 함께 구축한 청주 영화촬영지 정보 사이트 ‘레디고 청주’를 통해 수많은 영화, 드라마의 촬영 유치를 이끌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재단의 지원 사업에 대해서도 최대한 객관성 있게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기획서를 통해 일회성 프로그램은 과감히 폐기시키고 성장 가능성을 지닌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단 폐기된 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실시해 다음 공모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문화재단은 충북의 문화예술을 재창조하고 인재를 발굴해 이끌어주는 플랫폼이지 예산을 지원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문화예술인들은 자신이 보조금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지역 경제 발전을 이루는 사람들이라는 인식 전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1만명의 관람객 DB구축을 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관람객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수집해 충북지역에서 공연·전시가 열릴 때마다 문자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문화예술을 단지 향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생산해 도약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지역문화예술진흥법이 통과된 지금이 호기라고 생각합니다. 시기를 놓치지 않고 예술인들의 자립구조를 만들고, 문화예술을 통해 삶의 질 향상을 이뤄 도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문화 복지를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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